“앞길 막는 깡패” vs “먹튀 매각이다”…홈플러스, 노사 갈등 ‘최고조’

“앞길 막는 깡패” vs “먹튀 매각이다”…홈플러스, 노사 갈등 ‘최고조’

기사승인 2020-09-18 05:00:53
홈플러스 노사간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홈플러스가 점포 매각을 두고 노조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매각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대량 실직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는 안산점, 대전 탄방점에 이어 대전 둔산점 매각까지 확정한 상태다. 앞서 2018년에는 부천 중동점 등 2개 점포를 매각한 바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과 ‘홈플러스 사례로 보는 먹튀 사모펀드 형태의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매각 행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폐점매각은 대량실업을 초래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매장 하나당 600명에서 많게는 1000명 가량이나 되는 노동자들과 온라인 배송기사, 입점업주 영세상인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부동산 투기로 이윤을 챙기고 노동자와 임차상인 생존권을 박탈하는 먹튀 사모펀드의 투기행태는 더 이상 안된다”며 노조에 힘을 실었다. 마트의 업황이 나빠지며 되팔이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사모펀드가 홈플러스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는 일에만 골몰한다는 것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현금 확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측은 “불확실한 사업 환경이 지속되면서 3개 내외 점포 자산유동화를 결정해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사업을 위한 자금 상황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는데 노조 측이 앞길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지난해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홈플러스는 이례적으로 반박자료를 내고 “자산유동화를 반대하고 있는 노조가 오히려 홈플러스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이라며 “논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마트노조가 개입하면서 2만4000여명 직원들의 생활터전인 회사를 불안정하게 뒤흔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가 시민단체와 시청과 시의회까지 찾아가 지자체 조례 개정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맞섰다. 실제로 최근 안산시는 일반상업지구 내 주상복합 개발만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용적률 1100% 자체는 유지하면서 주거용 공간과 상가건물이 결합된 '주상복합'의 경우 용적률 400%로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부동산개발업체 화이트코리아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안산점 건물을 허물고 수십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목적이었다. 하지만 안산시가 용적률 제한에 나서면서 사실상 계약을 물리지도 강행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상복합 용적률만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노조와 시민단체의 압력에 안산시가 굴복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노조 측은 “MBK의 무분별한 부동산투기를 막아야 한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산시는 18일 오전 10시 본회의에서 ‘안산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포함 총 40개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홈플러스는 온라인몰의 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쇠퇴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4% 감소했으며 매출도 4.7% 줄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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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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