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여파로 인해 호텔·리조트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관련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이자부담이 커지게 되고 있는 부채 상환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실물경제의 위기는 또다시 관련 기업의 주요 채권자인 금융사(은행)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호텔·리조트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자 위치에 있는 은행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이자부담이 커지게 되고 있는 채권자 은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호텔·리조트 업종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신라나 롯데호텔 등은 호텔과 면세를 주요, 매출부문인데 외국인 특히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로 지난 상반기 적자를 시현했고 실제 주요 호텔 및 리조트 업체들의 등급전망에 부정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현재 국내외 호텔·리조트업종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급격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의 ‘코로나19 피해 관련 호텔업 현황 조사’에서 국내 호텔의 6월 예상 객실판매율은 24.4%로 전년동기 객신판매율(73.6%) 대비 약 3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제 지난 3월 호텔·리조트 전문 위탁운영회사 에이치티씨(HTC)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소노호텔앤리조트는 기업신용등급을 포기했다.
대기업 계열 호텔업종도 부진한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상반기 63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고, 한화그룹의 계열사이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712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호텔롯데도 올해 상반기 1302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소멸되지 않을 경우 호텔·리조트업종의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곧 부채 상환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호텔롯데의 올해 상반기 부채총액은 12조1240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2688억원) 대비 8552억원 늘어났다. 약 6개여월만에 8000억원이 넘는 부채가 발생한 것이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330%)도 전년 말(283%) 대비 상승했다.
결국 호텔업종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채권자 역할을 하는 은행에도 부담이 전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호텔업종은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영업부진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그렇다고 해서 은행 내부적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융당국이 이자상환까지 유예한 상황에서 은행이 리스크 대비를 위해 채권 회수를 쉽게 하지 못하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아직은 금융사가 버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대출채권 유동화증권(CDO)의 비중이 크지 않기에 은행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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