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해 민간부문 소비가 침체되긴 했지만 경제성장률 등의 지표를 추가 하향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체 민간소비 회복 속도의 경우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22일 ‘최근 소비 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지연, 거리두기 일상화 등으로 숙박·음식·예술·스포츠·여가·교육 등 대면 서비스 회복이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대면 서비스 소비는 대외활동 제한에 직접 타격을 입는 데다 필수 지출이 아닌 ‘재량적 지출’ 성격이 강하다 보니 여타 다른 서비스보다 소비심리나 소득 불확실성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 6.5% 급감하며 외환위기(-14.4%) 이후 가장 크게 악화된 것에 대해 “소비는 경기 완충 역할을 해야하는데 GDP 감소폭보다 소비 감소폭이 큰 상황”이라며 “역으로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소비감소가 경기 위축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2차 확산과 영업 제한이 이뤄진 8월 첫째 주부터 9월 첫째 주까지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급감했다. 특히 영업제한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의 경우 9월부터 매출액이 1차 확산기에 비해 더 크게 감소했다.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1차 확산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한 반면, 2차 확산에서는 31.0%까지 급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지연, 거리두기의 일상화 등으로 향후 대면서비스 소비의 회복이 상당기간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김웅 조사국장은 “대면서비스 소비는 대외활동 제한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재량적 지출의 성격이 강해 여타서비스에 비해 소비심리 및 소득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충격기에도 대면서비스 소비가 여타 서비스 지출에 비해 크게 위축되고 회복에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전망이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면활동 기피현상이 지속될 경우 소비행태를 변화시키고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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