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고스란히 건물주 주머니로...얼마나 도움될지” [2차 재난지원금의 허점 ①]

“200만원 고스란히 건물주 주머니로...얼마나 도움될지” [2차 재난지원금의 허점 ①]

지원금 실질효과 미약...근본적 영업 지원책 필요
취약계층 지급 대상서 제외...일자리도 없어 막막

기사승인 2020-09-28 06:10:17
▲200석 규모 PC방 내 이용고객은 20명이 채 안됐다. 사진=김동운 기자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달에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고정지출이 1000만원입니다. 그전까지는 버텼지만 지난달 영업정지 이후 앞날이 너무 막막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긴급재난지원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는다지만, 이게 정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번 2차 재난지원금은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달리 ‘선별적’으로 지급하다 보니 각종 잡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받아도 사실상 도움 안돼…‘고위험 업종’이란 낙인이 더 아파”
강원도 원주에서 200석 규모의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는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에 포함돼 긴급재난지원금 문자메세지를 받았다. 그가 받게 될 긴급재난지원금은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 ‘집합금지업종’에 해당되는 업체들이 받게 될 200만원이다.

하지만 한 씨는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씨는 “현재 매달 지출되는 비용이 1000만원이고, 앞으로도 이같은 고정지출은 꾸준히 나가게 될 예정인데, 200만원 한 번 지급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달 영업 정지 명령 이후 매출이 90% 감소했다. 지금이야 영업을 할 수 있다지만 사람들이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에도 불안해서 그런지 PC방을 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PC방 점주가 보여준 매출화면. 12일 매출이 24000원 가량에 그쳤다. 사진=김동운 기자

실제로 한 씨가 보여준 PC방 고객 현황을 보면 가장 손님이 많아야 할 일요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0석을 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200석 중 절반 가량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PC방 좌석의 10%만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한 씨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전에 ‘고위험 업종’ 낙인이 더욱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영업 정지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뒤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병주고 약주기’와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 재확산 이후 PC방, 노래방 등의 업체들이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영업이 정지됐다”며 “지역마다 확진자 수가 다른 마당에 일괄적으로 영업정지를 명령하면 사실상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실상 건물주한테 들어가…영업 이어갈 방법 필요해”
영등포역 인근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일회성 자금 공급만으로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약 15부스 규모의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현재 고용하고 있던 아르바이트생들을 모두 해고하고 아내와 2교대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 이후의 코인노래방에는 단 한명의 손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김동운 기자

최 씨는 “정부에서 업주들에게 200만원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지금 2개월 정도 임대료가 밀려있는데, 이번에 받은 자금은 고스란히 건물주에게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임대료 인하라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임대료 인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특정 업종에만 지원하는 것이 아닌 전 업종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나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업장 인근에 고등학교 및 초등학교가 있어 평일 오후부터 방문 고객들이 있을법할 코인노래방에는 단 한명의 고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영업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최 씨는 방역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유지할 방법이 없어 모두 내보내고 아내와 2교대로 사업장을 지키고있는데, 지나가면서 얼굴을 보기만 할 뿐 생이별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방역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어떻게든 우리같은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조차 못하는데 죽으라는 소리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하소연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제공했던 1차 긴급재난지원금과 달리 ‘선별 지급’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요건에 해당되지 못하는 국민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월 30만원 가량을 받고 있는 이모씨는 “나같은 사람들은 죽으라는 소리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실직‧휴폐업 등으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만 받을 수 있으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자격 보유만으로는 지급에서 제외된다.

이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일용직 자리도 없어졌는데, 지난 4월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아서 그나마 근근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일할 곳도 없는 마당에 지원금 지급조차 안된다는 동사무소의 답변을 듣고 막막했다”며 “지금 한달에 30만원으로 버텨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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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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