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교수는 지난 5일 블로그에 '대깨문의 선택적 신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어떤 기자로부터 국민의힘 청년정책자문특별위원회에 합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대깨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서 교수는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드는 등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진보 논객이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현 정부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날 서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의 한심한 작태, 윤희숙과 김웅같은 정말 괜찮은 의원들도 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적었다.
서 교수는 합류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현 정권을 비판하는 이에 대해 대깨문들이 어떤 짓을 하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때 쓴 수많은 글은 다 무시하고 2006년에 쓴 칼럼을 찾아 날 박사모로 몬 것에서 보듯, 내가 국민의힘 위원회에 참여한 것을 빌미로 내 비판이 권력의 단물이라도 빨아먹기 위한 것이라고 폄하하려 할 터"라고 했다.
서 교수는 조국흑서 공저자들은 언급하면서 "진중권, 김경율, 권경애, 강양구처럼 바른 생각과 내공을 지닌 이들이 합류한다면 지리멸렬하다고 욕먹는 야당이 조금은 나아질 테고, 어쩌면 2년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정권 교체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며 "아무리 야당이 무능하다 한들 이 정권 인사들이 5년 더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 전체로 보면 그분들의 야당 합류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 합류가 곧 변절자'가 되고, 그간 했던 정부 비판이 '한 자리' 하려는 언론플레이로 매도되는 분위기에서 위에 언급한 분들이 야당에 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변절자 프레임'은, 야당이 나아지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덫'인데, 그걸 잘 알면서도 야당에서 전화가 오면 손사래를 치는 건 그 덫이 자신의 인생을 집어삼킬 만큼 강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서 교수는 "김경율 회계사가 국민의힘 청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한다는 기사를 봤다"며 "혹시나 싶어 알아보니 김경율 역시 '그냥 거절하기엔 그 기자분이 무서워서 일회적으로 가서 강연을 한다든지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라고 한 적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결과적으로는 오보였지만 예상대로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사이트 '클리앙'은 축제분위기였다"며 관련 댓글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이어 "이번 해프닝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대깨문들의 선택적 신뢰다. 조선일보 기사가 나올 때마다 '조선일보 안 믿어'라고 거품을 물던 애들이, 왜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는 그리도 철석같이 믿는 것일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그 요청을 수락하지 않길 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를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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