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대출을 실행하면서 그 대가로 신용카드 같은 금융상품을 끼워파는 ‘변종꺾기’ 대출이 전체 코로나19 대출 세 번에 한 번 꼴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긴급재난지원금,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이하 코로나19 대출) 등 각종 긴급지원에 나섰다. 대출은 시중은행의 대출 절차를 이용하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지원받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이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행된 코로나19 1차·2차 대출 67.7만 건 가운데 다른 금융상품에 함께 가입한 대출은 전체 대출의 34%인 22.8만 건에 달했다.
시중은행을 통해 실행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리대출, 기보·신보의 코로나 관련 보증상품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전후 2개월 내 금융상품 가입현황을 조사했다.
공식통계는 대출 전후 1개월이지만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1개월을 넘겨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사례가 빈발함을 감안했다.
변종꺾기는 신용카드 발급이 17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 가입 6.9만건, 중도해지 시 원금손실이 가능한 보험·투자상품 가입도 6,218건에 달했다.
변종꺾기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해당 은행의 변종꺾기 건수는 9.6만건으로 전체 변종꺾기 건수의 42.1%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3.6만건(15.6%) ▲우리은행 2.9만건(13%) ▲농협은행 1.5만건(6.5%) ▲신한은행 1.3만건(6.1%)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북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자신들이 실행한 코로나19 대출의 절반 이상에서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판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 코로나19 대출실행 대비 변종꺾기 발생 비율은 전북은행이 60%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59% ▲하나은행 50% ▲대구은행 45% ▲제주은행 40% ▲기업은행 및 경남은행 36%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대출 받은 지 한 달 안에 대출금의 1% 넘는 금융상품에 가입시켰을 때만 꺾기로 보고 있고, 신용카드는 아예 대상에서도 빠져있기 때문이다.
김한정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공적자금을 미끼로 상품 판매를 하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현행 꺾기 규제를 회피하고 혹시라도 대출이 거절될까 우려하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실적쌓기에 이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자금이 투입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변종꺾기와 같은 끼워팔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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