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국민의 헌혈로 만든 혈장이 원가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일선 제약회사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대한적십자사의 분획용 원료혈장 공급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분획용 원료 혈장을 헐값에 일선 제약회사에 판매해, 약 580억 원의 적자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부터 대한적십자사가 국민이 헌혈한 피로 만든 성분채혈혈장, 신선동결혈장, 동결혈장 등 원료혈장을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등이 포함된 원가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기업에 제공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적십자사는 지난 2015년, 약 4억6000만원을 투입해 분획용 원료 혈장의 표준원가를 책정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된 표준원가를 반영하지 않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결혈장, 신선동결혈장, 성분채혈혈장을 각각 원가의 65%, 70%, 71% 수준의 단가로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공급해, 4년간 녹십자를 상대로 488억원, SK플라즈마를 상대로 94억원의 적자를 내 총 58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4억4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원료혈장 원가에 대한 용역을 한 차례 더 진행했으나, 이를 통해 산출된 원가를 올해에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권칠승 의원은 “국민 혈세를 들여 진행한 연구용역마저 참고하지 않아, 수백억의 적자를 내는 대한적십자사의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매년 각 회사와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원료혈장 공급 단가 설정의 기준과 근거를 밝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