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아동학대, 대학병원장 대리사과 논란 등 21대 국회의 첫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 하지만 여야 간 설전이 적었고, 특별한 이슈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감사한 지난 7~8일 국감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지난 개천절 집회 당시 소규모 집회를 제한한 정부 결정에 대해 ‘정치 방역’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 방역 관점에서 위험한가”라며 “유원지와 관광지 등에 사람이 몰려 있고, 저녁에 시내에 나가면 사람들도 많다. 출퇴근길 지하철에도 사람이 많은데 왜 이 같은 환경에 대한 위험성 관리는 하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도 “추석 연휴 기간 광화문 광장은 경찰 버스로 통제하고, 놀이공원은 운영했다”며 “어느 한쪽은 공권력으로 틀어막고, 한쪽은 방치했다. 이는 복지부 방역지침과 무관하게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라면 형제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아동보호기관도, 경찰도, 가정법원 모두 나섰지만, 화재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학대하는 부모들이 왜 어린아이들을 내놓지 않느냐면 생계급여, 교육급여 등 돈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국내 학대 피해 아동 발견율이 3.81‰로 선진국보다 낮지만,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잠재적인 피해 아동이 많을 더 많을 것”이라며 “아동학대전담공무원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자체에 일임하고 있어 지자체 간 편차가 심각하다. 복지부가 중앙에서 통제하고 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삼성 계열사에 2600억원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이 삼성생명보험, 삼성웰스토리, 에스원, 삼성에스디에스 등 24개 계열사에 총 2666억원을 외주용역비로 지출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부당한 내부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의사-한의사의 의료일원화 ▲원격의료 필요성 ▲국민연금 직원 기강해이 ▲연금 개편 ▲불법 의료광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저출산 대책 ▲허위 서류 조작·원액 바꿔치기한 메디톡스 후속조치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가 이어졌다.
복지위 국감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증인대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이 지적된다. 앞서 복지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조선혜 지오영 대표, 김황식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윤동섭 연세의료원장,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합의했지만, 이들 모두 철회됐다. 또 24명의 복지위 위원 중 14명이 초선으로 국감 실무 경력이 없었던 것도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2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는 의대생 의사 국시 재응시 허용에 대한 논의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대생의 재응시가 없다면 지난 8월 진행했던 집단휴진과 유사한 단체행동을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정부 대책에 대한 강도 높은 질의가 예상된다.
한편,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모습이 크게 변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때문인데 국회 보건복지위의 경우 지난 8일 국회와 세종, 오송을 화상회의로 연결하는 첫 비대면 국감을 진행했다.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서 업무에 유연성을 최대한 보장하자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회 상임위 중 최초로 언택트 국감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박능후 장관과 화상 대화 중에 “장관님 잘 보입니까, 떨어져 있으니까 보고 싶네요”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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