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접종 어르신들 "맞자니 불안, 안 맞자니 찜찜…자식도 만류"

독감 접종 어르신들 "맞자니 불안, 안 맞자니 찜찜…자식도 만류"

文 대통령 "백신 접종, 정부 발표 믿어야"…정부, 독감 접종 계속

기사승인 2020-10-27 06:18:25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정부가 사망자와 백신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매년 독감(인플루엔자)백신을 접종해 왔지만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어 자식들도 접종을 말린다.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서울 금천구 유 모씨·66)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자정 기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59명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 부작용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백신과 사망 간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아 접종을 계속할 방침을 밝혔다.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결정에 따라 26일부터 만 62~69세 어르신 대상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날 예방접종을 하는 병원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년 독감 접종 시기만 되면 대기인원이 넘쳤던 경기 안양시의 한 병원의 대기석은 한 사람도 없이 썰렁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65·여)는 "매년 예방접종을 했지만 올해는 걱정되는 뉴스가 많아 접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불안해) 예방접종을 어떻게 하겠나"고 토로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B씨(56·여)는 80대 모친의 독감 접종을 두고 며칠째 고민이다. B씨는 "지난주에 병원에 예방접종을 하러 갔을 때만 하더라도 대기줄이 꽤 길었는데 오늘은 대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면서 "어머니가 무료 접종 대상자이지만 불안해서 유료 수입 백신으로 접종할까 한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령인 부모님의 독감 접종을 걱정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령인데다 상당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독감 접종을 안 할 수도, 할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독감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까지 신고된 사례에 대한 부검 등의 검사와 종합적인 판단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독감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이어 "보건당국이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해 내린 결론과 발표를 신뢰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올해는 독감예방뿐 아니라 코로나와 독감의 동시 감염과 동시 확산을 막기 위해 독감 예방 접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독감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이라면서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므로, 예방접종 대상자들은 예방접종 수칙을 준수하면서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말했다. 

정 질병청장은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 받으시길 당부드린다"며 "접종 대기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 시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 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야 한다. 접종 후 의료기관에서 15~30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며 접종 당일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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