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인사·감찰권 행사 등을 비판한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게시된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28만2662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면서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찰 중에 대전 방문해 그를 추종하는 정치검찰들이 언론을 이용해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자성의 목소리는 없이 오히려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달라"고 덧붙였다.
검사들의 커밍아웃은 추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를 비판하면서 나온 현상이다.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며 추 장관을 향한 비판 글을 올렸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 검사의 과거 행적과 관련된 의혹을 들추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응수했다.
추 장관이 검사 개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평검사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졌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47·36기)는 "저도 역시 커밍아웃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맞섰다.
그는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해당 글에는 '저도 커밍아웃한다'는 댓글이 200개 넘게 달렸다. 특히 주요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던 검사뿐 아니라 일선 형사부 검사들까지도 댓글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이목은 청와대의 입으로 쏠리게 됐다. 답변 내용에 따라 정부와 검찰 간 대립이 더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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