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전 앵커는 지난 9일 사내 게시판을 올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황 전 앵커는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가 뜨고 지는 세상이 됐다"는 김훈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불행하게도 그 한 가운데에 KBS가 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고 비판했다.
1991년 KBS에 입사한 황 전 앵커는 사회부·정치부·통일부 기자를 거쳐 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2002∼2007년 'KBS 뉴스광장'을 진행했다.
2015년 1월부터 뉴스 9 앵커를 맡았다가 2018년 4월 양승동 사장이 취임하면서 교체됐다. 현재는 라디오뉴스팀에서 편집 업무를 맡고 있었다.
황 전 앵커는 뉴스 9 앵커 시절 진보 성향의 기자들과 입장 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2016년 'KBS기자협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임'에 참여해 '민주노총 산하 특정노조의 2중대', '정치 조직화됐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통해 양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퇴사 의사를 밝히며 KBS에 쓴소리를 남긴 황 전 앵커를 두고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언론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아야 한다. 나훈아씨 발언 이후 또다시 바른 소리가 나왔다" "계속 남아 올바른 소리를 해주면 감사하지만 지금의 결정도 응원한다" "진정한 언론인이 떠난다" "바른말 하고 떠나는 황 앵커의 용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는 의견을 냈다.
누리꾼 일부는 KBS 퇴사 이후 황 앵커의 행보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이전 정권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 안 하지 않았나"라며 "말씀은 좋지만 그리 말해 놓고 대부분 정치판에 뛰어들더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쓴소리해놓고)저러고 야당에 입당하는 것 아닌가"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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