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강원 평창군이 스마트축산 건립사업 추진 반대 측이 제출한 수 백 여명의 서명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침해 의혹을 불러일으키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평창경찰서는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한 진정인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법률검토를 바탕으로 ‘뒷조사 지시’ 의혹에 둘러싼 당사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엔 지자체가 개인의 주민등록 전산을 열람했는지, 안 했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지난 7월 스마트축산시범단지사업 인근마을 반대추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악취 및 수질오염의 피해당사자는 동부6개리 주민이고, 평창읍내 축산농가 68개 중 이번 사업에 참여할 희망이 있는 농가는 고작 1농가에 불과하다”며 371명의 서명이 담긴 추진 반대 서명부를 평창군에 제출했다.
이에 평창군은 지난 8월 “제출한 서명부는 주민등록 미거주자, 동일인 대필서명, 본인 의사결정권에 반한 의사결정 대필 서명 등 오류가 확인돼 지역주민의 의사가 정확히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으로 답했다.
평창군 관계자는 “해당 주소지에 대한 미거주자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읍사무소를 통해 해당 인원에 대한 주소지를 실제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반대위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보호 침해 의혹’에 관한 민원을 넣자, 지난 2일 해당 건은 경찰청으로 이첩, 평창경찰서에 배당돼 현재 수사가 착수된 상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행정상 기관이 개인의 주민등록 전산을 열어보는 건 주민등록법에서 제한하고 있다"면서 "서명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법령 등의 근거를 제시하면 문제될 게 없는데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임의로 열람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기관에서) 그런 식으로 개인정보를 확인한다고 하면 그 누구라도 A4용지에 서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창군의 스마트축산 건립사업 추진을 두고 지역주민들의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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