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가 방진마스크를 써도 입 주위가 까매질 정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공장 앞에서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지난 12일 검은 분진을 뒤집어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고 회사에서 제공한 마스크 성능이 부실해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주장했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사진을 공개한 노동자들은 상용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하청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공장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항상 철·유릿가루 등 분진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3M 방진 마스크를 지급하던 회사는 얼마 전 품질이 좋지 않은 마스크로 바꿨다. 노동자들은 "이 마스크를 쓰면 분진을 그대로 마시게 된다"며 교체를 요구했지만 하청업체와 원청 모두 답이 없었다.
김광수 현대차 전주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참담하고 기가 막힐 일"이라며 "기계조차 제대로 돌아가기 힘든 열악한 환경 속에 쓰레기 마스크를 쓰고 분진을 그대로 들이마시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동자들은 마스크 교체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사측을 규탄하며 지난 9일부터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낸 논평에서 분진을 뒤집어쓴 노동자의 사진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에게 훈장을 추서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묘소 참배를 하며 '친노동'을 부각하려 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뭐라 말할까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측은 '노동자들의 과한 주장'이라며 마스크를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이전에 지급하던 마스크는 수입품이라 수급이 좋지 않아 품질인증을 받은 KSC 방진 마스크로 교체했다"며 "이전 마스크 가격은 개당 1400원이고 현재 지급되는 것은 1200원이라 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면 공식 인증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상적 제품을 제공했는데 이러한 주장이 제기돼 세부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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