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자기 목소리 내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는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에 과거와 달리 조금은 명쾌하게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스타일’이라며 당대표로서의 방식과 주관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초청토론회에서 이 대표가 밝힌 ‘이낙연 스타일’은 큰 틀에서 국민들을 바라보며 당이 방향성을 제시하고 의원들 개개인이 역할을 맡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나아가 대통령이나 지지층에게도 잘못은 지적하고 비판은 받아들이며 함께 발전하는 길을 걷는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김홍걸 의원 제명과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등을 거론하며 “과거엔 없었던 일이다. 과거의 민주당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고 당대표가 된지 2달 반쯤 됐지만 당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9개 정도 태스크포스(TF)가 움직이고 있고, 의원들 대부분이 뭔가 일을 맡아 기동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그게 바로 이낙연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에게 잘못을 직언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도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말씀드려야 한다”고도 했다.
나아가 ‘친문세력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특정 세력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내가 유의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야단도 많이 맞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문빠의 목소리가 당을 과도하게 지배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분들도 같은 당원들에게 지나칠 정도의 상처를 주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지혜를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서도 “윤리심판원은 법원 같은 곳으로, 집행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징계를 문제 삼는 것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놓고) 정부를 탓하는 일본 같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아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왜 (윤리심판원이) 끝까지 갔을까 생각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한 국민의 고통과 양극화 심화에 대한 근심과 고통으로부터 얻는 ‘희망’과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고통이 크지만 고통의 와중에도 K-방역에 대한 국제적 신뢰와 자신감을 얻었으며 이는 한국의 미래를 위한 큰 자산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미래의 희망을 위해서는 한국판 뉴딜을 통한 문명의 대전환 시기를 선도적으로 대비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국민적 협조와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나아가 미국대선의 결과를 언급하며 확대균형의 대외정책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지혜를 발휘해야한다는 점도 주지시켰다. 덧붙여 민주당의 변화를 나열하며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당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이밖에 국민이 압도적 다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밀어준 것을 두고 “그만큼의 책임도 맡긴 것”이라고 평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3법 등 개혁과제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비롯해 민생입법과 미래를 위한 과제 해결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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