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發 확진자 임용시험 응시…뿔난 수험생 집단소송 움직임

노량진發 확진자 임용시험 응시…뿔난 수험생 집단소송 움직임

수강생들 학원 방역수칙 위반 제보…교육부 실태 조사

기사승인 2020-11-24 08:10:18
▲중등 임용고시 시험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노량진 학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노량진 학원발 확진자 67명이 임용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가운데 응시자 1명이 노량진발 확진자로 뒤늦게 알려져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임용시험 전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강생 60여명은 서울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에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중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 중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응시자는 노량진 임용시험 단기학원 수강생으로 시험 하루 전인 20일 진단검사를 받았으나 검사 결과가 시험 종료 직후 나와 별도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었다. 

해당 응시자와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자와 감독관 등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량진발 확진자가 시험에 응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육당국은 코로나 확진자의 경우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노량진 임용시험 단기학원에서는 지난 18일 처음 확진 판정 수강생이 나온 이후 현재까지 총 69명의 수강생이 확진됐다. 

67명은 임용시험 전 확진 판정을 받아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고 1명은 시험 종료 후 확진 판정을, 나머지 1명은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내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확진자도 응시할 수 있는데 임용시험에선 확진자가 시험을 볼 수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수능을 제외한 다른 시험에서 확진자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확진 판정을 받아 임용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 수강생들은 교육당국이 확진자에게 임용시험 응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를 준비하고 있다. 

수강생 박씨는 뉴시스를 통해 "언론에서 국가인권위 제소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 글을 쓰고 있다"며 "확진자도 응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후속 조치조차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임용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학원 측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데 소홀했다고 주장하면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학원의 방역수칙 위반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학원 조교가 턱스트를 하거나 일부 수강생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기침을 하는데도 학원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학원 측은 당국의 방역지침을 최대한 지켰다는 입장이다. 대변수업을 강행한 이유 역시 수업이 이뤄진 지난 14~15일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라 강사 판단에 따랐다는 게 학원 측 입장이다. 

교육부는 노량진 임용고시학원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방역지침 위반 등이 확인되면 과태료·고발·구상권 청구 등 법적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노량진 임용고시학원의 경우 책상 간 간격이 좁아서 밀접도가 높았다"며 "1시간에서 2시간30분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한 공간에 모여 있어 밀집도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기도 잘 되지 않아 밀폐도도 높았다"고 덧붙였다.

조사에서 학원이 방역수칙 준수를 소홀히 했고 이로 인해 임용시험을 볼 수 없게 됐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해당 학원을 상대로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