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험이 끝난 후 면접과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앞두고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도 수능은 응시할 수 있지만 대학이 주관하는 논술·면접고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가 자가격리자도 응시할 수 있는 수능 시험과 달리 대학별 면접·논술고사는 비대면 형식이 아니라면 확진자 응시가 제한된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대부분 대학이 수시 전형을 수능 이후로 연기해 이번 주말부터 논술고사와 면접이 치러질 예정이다.
주요 대학 상당수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활용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하지 못한다. 수시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수능도, 대학별 고사도 놓칠 수 없는 것이다.
수능 이후 4일 숭실대를 시작으로 서울 주요 대학이 논술고사를 진행한다. 5일 건국대, 5~6일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5∼7일 경희대에서 논술고사가 진행된다. 7~8일에는 연세대, 12~13일은 이화여대와 한국외대 등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등 대학별 고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화상회의 등을 활용해 확진자에게 면접 기회를 주는 사례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 실기고사의 경우 자가격리자의 응시도 대부분 제한된다.
문제는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수능 이후 12월 한 달 동안 대학별 평가가 진행되며 연인원 60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한다"면서 "특히 수능 직후인 12월 1~2주에는 수도권 대학에 전국의 수험생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대학별 평가가 지역 감염의 위험 요인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수능 전부터 수능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수능 이후가 더 걱정이다" "수능 날 코로나에 감염되면 면접, 논술을 못 치를까 봐 두렵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숨겨야 하나" 등 수험생들의 고민이 쏟아졌다.
코로나19 확진을 받거나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들이 별도로 면접, 논술고사에 응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는 확진자의 경우 면접과 논술시험 응시가 제한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확진된 수험생은 대학별 전형에는 응시가 제한된다"면서 "대학별 고사와 관련해서는 국가 단위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확진 수험생에게 전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는 자가격리된 수험생을 위해 8개 권역에 격리고사장을 마련해둔 상태다.
유 부총리는 "대학별로 자체 방역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면서 "대학 내에서도 (시험 당일) 의심증상이 생긴 학생을 위한 별도 시험실을 또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선 수험생들이 수능 전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31일까지를 '학생 안전 특별기간'으로 지정하고 PC방과 노래방 등 수험생의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