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관대표 침묵 아쉬워…정치 중립과 무관심, 구분돼야”

추미애 “법관대표 침묵 아쉬워…정치 중립과 무관심, 구분돼야”

기사승인 2020-12-08 15:33:33
▲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지난 7일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관련 안건이 상정됐으나,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최종 부결된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추 장관은 8일 SNS에 글을 올려 “법의 수호자인 법관에게 어느 편이 돼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추 장관은 “‘판사 개인 불법 수집 사찰’ 의제는 판사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묻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재판 목표이자 기준인 민주주의적 가치, 인권과 공정이 위협받고 있고 대검찰청의 판사 개개인에 대한 불법정보 수집으로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법관을 여론몰이할 때 사법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회적 위기에 대한 사법부 입장을 묻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관 침묵을 모두 그들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 정치를 편 가르기나 세력다툼 쯤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어느 편에 서지 않겠단 경계심과 주저함이 생기는 건 어떤 의미에선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법관회의의 이 같은 결정을 같은 날 이뤄진 천주교 사제·수도자 등 4000명의 시국선언과 비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추 장관은 “기도소를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과도한 검찰권의 행사와 남용으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편파수사와 기소로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냥 방치된다면 주님의 본성인 인간성을 파괴하기에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지극한 관심과 관여이고 부당한 힘에 대한 저항이라고 이해된다”라며 “종교인마저도 딛고 있는 이 땅에, 정의와 공의로움 없이 종교가 지향하는 사랑과 자비 또한 공허하다는 종교인의 엄숙한 공동선에 대한 동참인 것이지 어느 쪽의 정치 세력에 편드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정치 중립은 정치 무관심과 구분되어야 한다”며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정치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누구나의 의무다. 우리가 몸담은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관여할 의무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전국 125명의 법관 대표 중 120명이 참석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의견 표명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회의에서는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가 제출한 원안과 이에 대한 수정안을 비롯한 복수의 판사 사찰 의혹 관련 안건이 상정됐으나 모두 부결됐다.

법관대표회의 측은 “결론을 떠나 법관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하고, 오늘의 토론과 결론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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