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583명) 이후 사흘 만에 600명 밑으로 떨어졌지만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검사 건수(1만1949건)가 평상시 평일의 절반 수준에 그친데다 지난 주말과 휴일보다도 적었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최소 600명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으면 700명 안팎에 달할 수도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516명이었다. 직전일 같은 시간 집계(451명)보다 65명 많다. 대체로 중간 집계로부터 자정까지 6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신규 확진자 역시 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체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의 지역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비수도권 곳곳에도 감염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감염경로를 보면 전날 0시 기준 지역발생 566명 중 386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해외유입은 28명이다.
대구·경북 중심이던 1차 유행과 수도권 중심이던 2차 유행 때만 해도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추가돼 방역 대응을 1∼2곳에 집중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3차 유행은 특정 집단이나 시설이 아닌 가족·지인 간 모임, 사우나, 직장, 학원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어 방역당국이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까지 다다랐다.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홀더펍' 5곳에서 확진자 19명이 발생했고 중구의 한 시장에서 14명,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 및 노래교실 관련 확진자가 162명에 달한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는 확진자가 발생해 센터 전체가 폐쇄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새로운 감염이 연일 속출해 방역당국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회관 관련 확진자는 13명 늘어 총 14명이 됐고 전북 완주군 자동차 공장에서는 15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은 다시 20%를 넘어섰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7463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543명(30.7%)이다.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감염경로 파악이 늦어질수록 그만큼 접촉자 파악이나 역학 조사에 어려움을 겪게 돼 'n차 전파'에 의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병상도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다. 7일 나온 서울 신규 확진자 214명 가운데 65%인 140명이 병상 배정을 받지 못했다. 모두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다.
현재 서울의 생활치료센터 8곳은 1597명이 입원할 수 있고 이 중 157병상이 비어있지만 서울의 감염 확산세가 줄지 않을 경우 남아있는 병상이 하루 이틀 만에 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는 7일 확진자 157명 가운데 139명(89%)이 병상을 기다리고 있다. 중환자 병상 역시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회의에서 "현재의 감염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의료체계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응급, 중증 등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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