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후 ‘코로나19 대응 현황 및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 브리핑을 열고 “지금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한계에 달하고 있는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거리두기 3단계로의 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수도권 등 지자체, 관계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해 3단계로의 상향 검토에 착수하겠다”면서 “지금이 3단계를 막을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3단계가 민생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 장관은 “거리두기 3단계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수많은 시설의 영업중단과 제한이 더는 권고가 아니며 강제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미 장기간 상업의 피해를 감수하신 자영업자, 영세 소상공인분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의 일상과 생업이 중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리두기는 수도권이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다. 3단계 격상 기준은 1주일간 일평균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가 800~1000명 발생할 때다.
3단계가 되면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의료기관과 산업.생활에 필수적 시설 외에는 전면 집합이 금지된다. 2.5단계에서 영업 정지된 업소를 포함해 결혼식장, 영화관, 공연장,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미장원, 백화점 등 45만개 이상의 시설이 문을 닫게 된다. 장례식장의 경우 가족 참석만 허용된다.
또 10인 이상 모임, 행사는 금지된다. 실내·외 구분 없이 모든 국공립 시설의 운영도 중단되고, 어린이집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은 휴관·휴원이 권고된다. 다만 긴급돌봄 서비스는 유지된다. 재택근무는 필수인력 일부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권고가 아닌 의무사항이 된다. 스포츠 경기는 중단되고 종교 시설에서도 1인 영상 예배만 허용된다.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시 민간소비가 16.6% 줄고 국내 총생산은 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신규 확진자는 1030명 발생했다. 지역 발생은 1002명, 해외 유입은 28명이다. 이는 지난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최다 규모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한 주간의 하루 평균 국내 환자는 720명이고 수도권은 540명으로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금의 유행이 지속되고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우리 의료체계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치명률 증가 등 피해가 커질뿐 아니라 다른 일반적인 질환의 중환자, 응급환자 치료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리두기 상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이동량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수도권의 지난주 이동량은 그 직전 주에 비해서 거의 변동이 없고 감소하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 11개월간의 코로나19 대응으로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무척 지쳐 계시겠지만 일선현장에서의 의료진들과 방역인력의 소진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의료진들과 방역인력을 위해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 시간과 여력을 벌어줘야 할 때다. 사회활동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물러달라”고 국민에게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