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인왕 경쟁, 올 시즌은 다르네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 올 시즌은 다르네

기사승인 2020-12-15 16:51:09
전체 2순위로 KT에 입단한 박지원.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이 간만에 불타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8~2019시즌은 2순위로 지명된 변준형(KGC)의 독주 체제였다. 변준형 외에는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받지 못했다. 데뷔 시즌에 29경기에 출전 8.3득점 1.7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한 변준형은 기자단 투표에서 108표 중 106표를 얻어 여유있게 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렇다 할 신인이 배출되지 않았다. 프로에 지명된 신인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1군 데뷔를 하지 못한 선수들이 수두룩했다. 그나마 2라운드에서 지명된 DB의 김훈(평균 2.7득점 1.4리바운드)이 활약하며 신인왕을 수상했지만, 축하의 박수를 받지 못했다.

올해 신인왕 경쟁도 싱거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드래프트 풀이 그렇게 넓지 않았고, 즉시 전력감이 없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신인왕을 줄 선수가 없을 것 같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리 신인들이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전체 2순위로 KT에 지명된 박지원이었다. KT는 신인 드래프트 당시 박지원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준비할 정도로 박지원에게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휴식기 기간에 잠깐 손발을 맞추고 곧바로 1군 무대에 투입시켰다.

박지원은 지난 5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서 8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대학 시절부터 강점인 패스 센스와 돌파 능력은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박지원이 합류하면서 KT의 가드진도 숨통이 트였다. 지난 시즌 MVP인 허훈은 올 시즌은 타팀들의 집중 견제에 지난 시즌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장신 가드 박지원이 합류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부담이 줄어들었다. 특히 연세대 시절 같이 손발을 맞춘 두 선수는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박지원은 현재 치른 3경기에서 평균 20분43초를 뛰며 6.3점 3.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서동철 감독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기에 프로 적응만 마친다면 활용 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부상만 없다면 신인왕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체 11순위로 SK에 입단한 오재현.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최근엔 SK 오재현이 두각을 나타냈다.

한양대에 재학중이던 오재현은 대학 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선 평가가 뛰어났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뒤따랐고 구단과 연습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후문이 있었다 . 그는 이번 드래프트에 조기 진출을 선언했고, 2라운드 1순위로 서울 SK에 지명됐다. 

오재현은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최근 SK의 핵심선수인 최준용이 SNS 상에서 라이브 방송 중에 동료 선수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을 유출하면서 5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최준용의 빈자리를 오재현이 거머쥐었다.

오재현은 지난 8일 안양 KGC전에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펼쳤다. 4쿼터 가비지 게임(승패가 이미 정해진 상황)로 흘러가자 문경은 SK 감독은 오재현에게 기회를 줬다. 당시 오재현은 뒤 변준형의 공격을 연거푸 저지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속공 참여 등 공격 능력도 선보였다.

이후 2경기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오재현이다. 186㎝로 다소 단신인 그는 198㎝의 긴 윙스팬(양손 팔길이)을 이용해 상대 공격수들을 막고 있다. 걸출한 공격수들을 막아낸 가운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신인왕 경쟁 구도를 바꿨다. 현재 오재현은 3경기 출전 평균 10득점 2.3리바운드 1.7어시스트 2.3스틸을 기록했다. 

문 감독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보고 뽑았는데 잘 해주고 있다. 가다듬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마치 비시즌에 (함께) 연습하고 나온 선수처럼 잘해주고 있다”이라고 극찬했다.

이외에도 9순위 이용우(DB)와 2라운드 7순위 이윤기(전자랜드)도 성공적으로 KBL에 데뷔했다.

이용우는 2경기에서 평균 6.5점을 올렸다. 특히 3점슛을 평균 1.5개 성공하며 슈팅력을 인정받았다. 이윤기는 12일 DB전에서 데뷔해 정확한 3점포를 선보였다. 13분24초를 뛰며 3점슛 2개로 6점을 기록했다. 6순위 윤원상(LG), 2라운드 2순위 이준희(DB)도 1군 무대를 밟고 적응 중에 있다.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않은 선수들 중에서 주목받는 기대주로 전체 1순위 삼성 차민석이 있다. 차민석은 지난 10일 D리그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33분59초 동안 27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삼성 측은 당장 차민석을 1군 콜업할 생각은 없지만, 차민석이 1군 무대에 뛰어든다면 신인왕 경쟁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