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0만 차량 오갔는데…평창휴게소 석회물 사용 논란

年 100만 차량 오갔는데…평창휴게소 석회물 사용 논란

평창휴게소장 "금시초문"
석회함유량 1년 사이 두 배 넘었다?…재검의뢰 예정

기사승인 2020-12-17 17:21:19
[평창=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물을 끓일 때마다 뿌옇게 변한다. 하얀 이물질이 수면에 떠다니고, 백색가루들이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 물로 모든 음식을 조리하고 설거지까지 한다. 정작 이 물로 조리한 당사자들은 음식에 숟가락도 대지 않는다. ‘석회 물’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평창휴게소(인천방향)는 연평균 약 100만대의 차량이 들리는 휴게소다. 최소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음식을 사먹거나 하다못해 물 한잔이라도 들이키는 곳이다. 이곳에서 수년 동안 식수를 비롯한 모든 생활용수를 ‘석회 물’로 사용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평창휴게소(인천방향)의 수질관련’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주방음식, 주전부리 모든 곳에 사용하는 물속에 알고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의 석회가루가 섞여 있다”면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분들이 석회가루가 가라앉는 사진을 보시면 경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키뉴스가 A씨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휴게소 물이 끓을 때 석회물질이 떠다니거나 냄비 바닥에 석회가루가 소복이 가라 앉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로부터 제보 받은 평창휴게소(인천방향) '석회물'.

A씨는 “뜨거운 물로 설거지를 하다보면 수도관에 석회가루가 막혀 식기 세척이 어려울 정도”라면서 “휴게소 직원들은 이 사실을 알기에 각자 생수를 마시고 국물음식은 될 수 있으면 안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맞은편 평창휴게소(강릉방향)은 많은 예산을 들여 상수도 시설을 설치했다”면서 “왜 인천방향 휴게소는 상수도 시설이 설치가 안되는지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평창군 위생과와 한국도로공사, 식약청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129명이 해당 청원 글에 동의한 상태다.

◇평창휴게소 고위직 임원, 처음 듣는다?

정작 평창휴게소(인천방향) 고위직 직원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평창휴게소장 B씨는 “석회 물이 나온다는 건 처음 듣는 말”이라면서 “일 년에 두 차례 자체 수질검사를 진행하는 데 경도(석회물질 포함량 기준)에 정상적인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B씨는 “한국민간운영권투자회사가 임대인이라서 (우리는) 수질 개선 공사 추진에 대한 권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기존 평창휴게소(인천방향)를 소유한 한국도로공사는 내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한국민간운영권투자회사에 평창휴게소(인천방향)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민간운영권투자회사는 현재 C업체에 위탁을 맡겨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평창군 수질담당 공무원 동행 하에 ㈜PLI환경기술연구원에 4/4분기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먹는 물 기준으로 1리터당 363㎎의 석회 농도가 나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300㎎ 이상의 석회물질의 농도가 나오면 부적합, 그 이하면 적합 판정이 나오는 시스템이다. 

▲A씨로부터 제보 받은 평창휴게소(인천방향) '석회물'.

◇석회함유량 1년 사이 두 배 넘었다?

지난해 4월 수질검사를 시행했을 땐 리터당 152㎎이 나왔다. 그때는 적합 판정을 받아 무난히 통과될 수 있었다. 최근 수질검사에선 363㎎이 나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수질검사 담당자는 “칼슘과 마그네슘 농도가 순간적으로 높게 나오게 되면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충분히 물을 흘려준 다음에 취수를 해 결과가 어떨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추가적인 수질검사에서도 고농도 부적합 판정 결과가 나오면 1인당 하루 1리터 이하의 섭취를 유지해야 한다.

평창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수도시설개선명령 내릴 예정”이라면서 “기존 전용상수도에서 지방상수도로 개선·인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중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재검 의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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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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