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오디션은 다 거기서 거기? [트로트의 맛]

트로트 오디션은 다 거기서 거기? [트로트의 맛]

기사승인 2020-12-19 07:00:15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Mnet ‘슈퍼스타K’ 시즌1이 첫 방송된 지 11년.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선 오디션 예능이 끊임없이 방송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첫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이 모든 걸 바꿨다. 올해 초 ‘미스터트롯’이 35%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각 방송사에서 제작한 트로트 오디션 예능도 1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지난 17일 첫 방송된 ‘미스트롯2’를 비롯해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KBS ‘트롯 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등 현재 방송 중인 각 방송사 트로트 오디션 예능의 특징과 차별점을 정리해봤다.


▲사진=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포스터
◇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 ‘트롯신이 떴다’는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 신들이 ‘트로트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로 지난 3월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콘셉트를 바꿔 시즌2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로 오디션을 시작해 현재 15부까지 방송했고 최종 6인의 결승전만 앞둔 상황. 대면 공연을 할 수 없는 코로나19의 상황에 맞춰 ‘랜선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 70% 이상의 시청자 투표를 받아야 합격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공연과 심사를 마친 후 무대의 LED 화면에 투표를 한 시청자들의 화면이 켜지는 방식이다.

- 무대가 고팠던 간절한 무명가수들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트로트 오디션 예능 때문에 오히려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다는 상황을 지적한 가수 장윤정의 말에서 출발했다. 떨어지는 시청률을 의식해 급하게 시작된 느낌이 있지만, 신인 트로트 가수들에게 무대의 기회를 주는 좋은 취지가 눈에 띈다. 반면 무명 트로트 가수들을 위한 오디션이라는 콘셉트 덕분에 참가자들의 간절함으로 동기부여를 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해 전반적으로 진지하고 무겁다. 자사 대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인 ‘K팝 스타’의 느낌도 있지만, KBS2 ‘불후의 명곡’의 신동엽을 결승전 MC로 초빙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기도.

지난 16일 방송에서 시청률 14.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방송.

 
▲사진=MBC ‘트로트의 민족’ 포스터
◇ MBC ‘트로트의 민족’

- ‘트로트의 민족’는 지난 10월초 추석 특별판이란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프로그램. 가수 진성 심사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은미, 박칼린, 김현철, 이건우, 박현우-정경천, 작곡팀 알고보니 혼수상태까지 7팀의 심사위원이 참여한다.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 2팀,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제주, 해외-이북 등 8개 지역의 80팀이 본선에 올랐다. 팀 수가 많은 만큼 방송인 이상민, 탁재훈, 김종민 등 각 지역을 대표한 단장과 이특, 김요한, 김수찬 등 부단장까지 많은 인원이 참여한다.

- 숨겨진 트로트 고수를 발굴해내는 ‘국내 최초 K-트로트 지역 대항전’이란 타이틀을 내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다른 오디션 예능이 개인으로 시작해 팀을 결성하는 것과 달리, 선발 과정부터 팀을 전제로 뽑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위대한 탄생’에서 활약했던 이은미와 ‘놀면 뭐하니?’로 알려진 이건우-박현우-정경천 등 심사위원 구성에서도 MBC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지난 11일 방송에서 시청률 12.3%를 기록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45분 방송.

 
▲사진=KBS2 ‘트롯 전국체전’
◇ KBS2 ‘트롯 전국체전’

- 전국 팔도의 대표 가수에서 글로벌 K-트로트의 주역이 될 새 얼굴을 찾는 KBS의 대형 프로젝트. 서울은 주현미, 경기는 김수희, 충청은 조항조, 강원은 김범룡, 전라는 남진, 경상은 설운도, 제주는 고두심, 글로벌은 김연자가 각 지역팀의 감독을 맡았다. 임하룡, 홍경민, 황치열, 송가인 등 각 지역 코치 2명씩 배정돼 1라운드에서 선수를 선발, 2라운드부터 팀간 대결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여덟 팀에서 버튼을 눌러 8스타를 받으면 합격, 5~7스타는 보류, 4스타 이하면 탈락한다. 본선 1라운드는 ‘미스터리 선수 선발전’으로 이름이나 경력, 나이를 숨기는 게 아니라 출신 지역을 숨기는 신개념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진행되고 있다.

- 1회 첫 장면부터 KBS헬기를 타고 무전기로 “경기, 준비됐습니까”라고 외치는 가수 윤도현의 모습에서부터 KBS가 이건 ‘대형 프로젝트’라고 선언하는 느낌이 든다. 또 ‘전국체전’ 타이틀에 맞게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의 개막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전국 팔도의 시청자들이 무대를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편집으로 애국가는 언제 나오나 기다리게 만든다. 심사위원들의 대표곡을 젊은 안무가들과 함께 꾸미는 축하 공연에서 전라도 시청자들의 “남진 최고” 멘트와 ‘엄지 척’이 합쳐지면 순식간에 KBS 대표 가요프로그램 ‘가요무대’가 떠오르고, 남녀 출연자가 사립학교 교복 풍의 옷을 입고 단체곡 ‘트로트가 나는 좋아요’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Mnet ‘프로듀스 101’의 트로트 버전인가 착각이 든다. 기존 오디션 예능이 대부분 엄숙하고 신중한 심사 과정을 그리며 공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운도보다 더 잘한다”, “눌러 눌러 빨리 눌러”, “이리로 와, 이리로 와”라고 소리치는 심사위원들의 자유분방한 매력이 프로그램의 개성을 살린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시청률 11.5%를 기록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30분 방송.

 
▲TV조선 ‘미스트롯2’
◇ TV조선 ‘미스트롯2’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이어 다시 여성 참가자를 대상으로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한 트로트 오디션 예능. 200대 1 경쟁률을 뚫고 121팀 참가자들이 모였고, ‘초등부’ ‘왕년부’ 등이 개설돼 총 13개부의 오디션을 진행한다. ‘미스터트롯’에서 Top6에 오른 멤버들이 특별 마스터로 심사에 참여, 15명으로 심사위원이 늘었다. 15개의 올하트를 받으면 합격, 10~14개의 하트를 받으면 예비합격, 10개 미만의 하트는 탈락이다. 방송인 김성주가 세 시즌 연속 MC를 맡았다.

- ‘오디션이 낳은 최고의 스타 임영웅, 그를 이을 K트롯 글로벌 여제의 탄생’이라는 오프닝부터 이전 시즌의 흥행을 성공시켰다는 대단한 자신감과 포부가 전해진다. ‘미스트롯’ 시리즈 특유의 크고 두꺼운 폰트도 여전하고, 이전보다 더 과감한 자막으로 끊임없이 웃음을 유도하려는 것도 인상적이다. 초반부터 실력 있는 초등부와 외국인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여주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하고, Top6의 대화와 리액션을 보여주며 이들의 리얼리티 예능인가 착각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첫 회부터 2시간47분이란 긴 분량의 예능을 이렇게 많은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본다는 점에서 그 어떤 장면도 성공 이유이자 트로트 오디션 예능의 새로운 기준으로 이해된다.

지난 1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8.6%를 기록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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