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28일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울버햄튼과 원정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최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토트넘이다. 에버턴과 개막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이후 토트넘은 11경기 연속 무패(7승 4무)를 거두며 리그 1위까지 올라섰다. EPL 출범 이후 리그 이승을 단 한 차례도 하지 못한 토트넘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최근 토트넘의 기세가 주춤하다. 우승 후보인 리버풀, 레스터시티와 맞대결에서의 패배를 포함해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 중이다. 어느덧 순위는 5위(승점 26점)까지 내려앉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 특유의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초반에는 재미를 봤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토트넘이 골을 기록하면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고 선수들 대다수가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와 수비에 집중한다. 그러다보니 공격 기회가 줄어들고,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길 경기에서 비기고, 비길 경기에서 지는 경기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전술의 영향인지, 팀의 핵심 득점원이었던 손흥민의 발끝도 최근 차갑게 식었다. 지난 17일 리버풀 원정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토트넘 입단 이후 99호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연속 무득점에 그치는 등 ‘아홉수’에 걸린 모습이다.
전술적인 문제와 더불어 체력 문제가 겹친 손흥민이다. 최근 EPL은 박싱 데이에 돌입하면서 3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험난한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 상대 수비진들의 거센 압박과 체력적 문제를 노출하면서 손흥민의 최근 득점 페이스를 현저히 떨어졌다.
이날 울버햄튼전에서 손흥민은 경기 초반 슈팅 이후 단 한 개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경기 초반 기습적인 슈팅으로 기분좋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으나, 무리뉴 감독의 전술로 인해 수비에 집중하느라 공격에 가담하지 못했다. 위치를 끌어올리면 상대의 수비에 고립되면서 공을 만질 기회도 잡지 못했다. 현재 토트넘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과 토트넘을 향해 혹평을 쏟아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는 “선제골에 기여했으나 이후 오른쪽 날개로서 존재감이 없었다”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풋볼런던은 “은돔벨레의 선제골에 단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울버햄튼이 공격을 주도했던 후반전에는 팀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최하점인 평점 6점을 부여했다.
경기력도 문제지만, 자칫 분위기까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토트넘이다.
경기 후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이른 선취골을 지키지 못한 것은 짚어야 한다. 우리는 추가 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며 “선수들에게는 야망이 없었다”고 선수단을 비판했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에도 맡은 팀에서 선수단의 부진한 경기력을 공식 석상에서 비판한 적이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린 좋은 계기가 된 적도 있지만, 공식 발언을 통해 선수단과 불화를 겪은 적도 있다. 무리뉴 감독의 이번 발언이 선수단에게 활기를 넣어줄 기폭제가 될지 차갑게 얼어붙는 최악의 수가 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흔들리는 토트넘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토트넘은 오는 3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풀럼과 1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여기서도 승점을 놓친다면 우승 레이스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
다행히 풀럼은 현재 2승 5무 8패로 강등권인 18위(승점 11점)에 머물러 있다. 무난한 상대인 만큼 토트넘의 5경기 만의 승리와 더불어 손흥민 역시 미뤄둔 '토트넘 100호골'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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