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거인 학살자' 프레딧 프리온

[LCK] '거인 학살자' 프레딧 프리온

기사승인 2021-01-22 01:06:11
사진=프레딧 브리온.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2018년 8.10패치 전까지 '리그오브레전드(LoL)'에는 '거인 학살자'라는 아이템이 있었다. 이 아이템의 고유 효과는 자신보다 최대 체력이 높은 적에게 체력 차이 200당 1%의 추가 물리 피해를 입히는 것인데, 성장을 잘한 탱커들을 잡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었다. 

'거인 학살자'는 8.11 패치 이후 삭제됐고, 현재는 '전략적 팀전투(TFT)'에서 이 아이템을 찾아볼 수 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자취를 감춘 '거인 학살자'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 것은 'LoL 챔피언스코리아(이하 LCK)' 신입생 프레딧 브리온이었다. 

프레딧은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전년도 디펜딩 챔피언이자 소환사 컵을 들어올린 담원 게이밍 기아를 2대 0으로 완파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였기에 결과의 파급력은 매우 컸다.

세트 스코어만큼이나 충격적인 것은 프레딧의 파괴적인 경기력이었다. 비록 이날 담원 선수들의 실수가 연달아 나오긴 했지만, 프레딧 선수들은 이 틈을 지독하게 파고들었다. 특히 미드라이너 '라바' 김태훈과 정글러 '엄티' 엄성현의 호흡이 돋보였다. 집요하게 미드라인을 공략한 프레딧은 '세체미(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거듭난 '쇼메이커' 허수의 존재감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예상보다 터프한 프레딧의 플레이에 담원 선수들도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담원이 우왕좌왕하는 모습 보이자 프레딧의 운영은 더욱 빠르고 과감해졌다. 상대가 오브젝트를 취하면, 미드 포탑을 부수는 등 따박따박 이득을 챙겼다. 챔피언들이 성장한 이후에는 예술적인 대규모 교전을 설계해 상대방을 잡아내기도 했다.

1세트를 승리한 뒤 프레딧 선수들의 플레이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2세트 초반 김태훈의 허수의 '신드라'를 상대로 솔로 킬을 기록한 뒤 포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담원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사기충천한 프레딧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설진도 연달아 고음섞인 함성을 질렀다. '강퀴' 강승현 해설위원은 "프레딧 브리온이 '거인학살자'였다"며 감탄했고, 성승헌 캐스터는 "결국 거인이 이렇게 쓰러졌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최우범 감독과 박정석 단장. 프레딧 브리온.

경기가 끝난 후 2세트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서 선정된 엄성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대되는 선수로 김태훈을 꼽은 바 있다. 공식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는 "프레딧은 포텐셜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자신의 실력도 증명하지 못한 슬픈 사람들이 모인 팀"이라며 "내가 생각하기에 김태훈은 충분히 잠재력을 뿜어낼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일부 팬들은 이 말을 듣고 (구)락스 타이거즈를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락스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5년 롤드컵 준우승, 2016 LCK 서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팬들은 (구)락스를 최고의 팀으로 기억하고 있다.

엄성현은 또한 승리의 공을 코칭스태프에게 돌렸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밴픽적으로 부담을 덜어주셨고, 심적으로도 편하게 해주셨다"며 "최우범 감독님, 이승후·권지민 코치님 세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최우범 감독은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엄성현에게) 너무 감사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코치와 선수들에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이름이 알려져 있고 커리어가 있다. 그러나 우리 코치진과 선수들은 아니다. 빛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5년 대규모 엑소더스 이후 추락한 삼성갤럭시를 1년만에 롤드컵으로 이끈 최우범 감독이다. '크라운' 이민호, '룰러' 박재혁, '큐베' 이성진 등 2017년 삼성갤럭시 롤드컵 우승 주역을 직접 발굴한 그다. 또한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던 '앰비션' 강찬용을 영입해, 제 2의 전성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구)락스의 추억를 떠오르게 한 선수들과 삼성 명가를 재건한 최우범 감독. 이들이 만들어 낼 스토리는 무엇일지 기대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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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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