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LEC(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가 시즌 초반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년동안 팀을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가 팀을 옮겼지만, G2의 팀 컬러는 그대로다. 창의적 밴픽과 신들린 운영, 그리고 발군의 전투능력까지. 우리가 알던 G2의 모습 그대로다.
LEC 개막 이후 G2는 매드라이온스, SK게이밍, 엑셀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경기력 또한 흠잡을 부분이 없다.
G2는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LEC’ 스프링 1라운드 SK게이밍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G2는 정글 '그레이브즈', 미드 '트위스티드 페이트(트페)', 원거리 딜러 '진', 서포터 '쓰레쉬' 등 다소 평이해보이는 조합을 구성했다. 하지만 '원더' 마르틴 한센이 탑 '아이번'을 고르면서, 매콤한 맛이 확 가미됐다.
LEC를 포함해 4대 리그 및 국제전에서 탑 아이번이 등장한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3일 엑셀의 탑 라이너 ‘크라이즈’ 펠릭스 헬스트룀이 최초로 탑 아이언을 꺼내들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사파 챔피언의 달인 한센은 달랐다. 탑 탱커 '그라가스'를 상대로 아이번은 꾸준히 성장하며 '월석 재생기'와 '불타는 향로' 등 전투지속력을 위한 아이템을 올렸다. 이후 G2는 바다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했고, 아이번과 시너지로 G2는 무지막지한 전투지속력을 보여줬다. 결국 SK게이밍은 이를 막지 못하고 패했다.
개막 이후 3경기 내내 G2는 모든 라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탑 라이너 한센, 정글러 '얀코스' 마르친 얀코프스키, 미드라이너 '캡스' 라스무스 뷘터, 서포터 '미키엑스' 미하엘 메흘레 등 기존 선수들은 매번 그랬던 것처럼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넓은 챔피언 폭을 보여준 한센 역시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올시즌 그는 그라가스·아이번·'이렐리아'를 사용했다. 탱커, 브루저, 서포팅 챔피언 등 어떤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형 정글 챔피언을 다루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보였던 얀코프스키도 올해는 다른 모습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K게이밍·엑셀과의 경기에서 '그레이브즈'를 선택한 그는 각각 6/0/5, 7/1/11의 KDA를 기록하며 성장형 정글러의 정석을 보여줬다.
'유체미(유럽 최고의 미드라이너)'를 넘어 '세체미(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 후보로 거론되는 뷘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1·2경기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트페'를 통해 뛰어난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보여줬다.
메흘레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G2식 운영의 핵심은 결국 서포터 메흘레가 있어서 가능했다. 2년동안 바텀에서 합을 맞췄던 페르코비치는 개인방송에서 "원딜은 서포터가 무능하면 할 수 있는게 없다"며 메흘레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메흘레는 꼼꼼한 시야장악과 명품 이니시에이팅을 연이어 해내고 있다.
이적생 '레클리스' 마르틴 라르손의 활약도 눈부시다. 3경기동안 그는 25킬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데스는 단 하나. 2014년 데뷔한 8년차 베테랑이지만, 라르손은 여전히 발군의 피지컬을 보여줬다. 이름값만큼이나 화끈한 쇼맨쉽도 보여줬다. 라르손은 개막전 '시비르'를 선택해 KDA 9/0/9를 기록했다. G2는 시비르의 '사냥개시(R)' 때마다 교전에서 승리했다. 또한 '부메랑 검(Q)'으로 드래곤을 빼앗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9년부터 G2는 LEC 챔피언 타이틀을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 서머 스플릿 초반 지독한 부진을 겪으며 정규 시즌을 3위로 마감했지만, 패자조 최종전을 거쳐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도 결국 LEC 챔피언은 G2라는 얘기가 나온다.
쾌조의 출발을 보여주고 있는 G2가 2021년 어떻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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