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의 ‘케이지프리’?…무늬만 동물복지여선 안 돼”

“컬리의 ‘케이지프리’?…무늬만 동물복지여선 안 돼”

기사승인 2021-02-02 04:15:01
사진=마켓컬리 제공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최근 동물복지를 선언한 식품기업이 늘고있다. ‘지속가능한 유통’을 달성하겠다며 환경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환경친화적인 움직임이 표면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지속가능 방안인지 검증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환경에 관심을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동물복지 제품 발굴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계획은 원대했다. 케이지프리(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서 키운) 달걀이 국내 유통 시장에서 확대할 수 있도록 총대를 메겠다는 것. 마켓컬리는 오는 2030년까지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케이지프리 방식(사육방식 1번과 2번)으로 키우는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10년 장기프로젝트인 이유는 달걀 유통 시장 전반적인 변화를 위해서다. 마켓컬리는 1단계 목표로 양질의 케이지프리 식용란 상품을 지속해서 발굴해 2026년까지 그 비중을 80%까지 높일 예정이다.

마켓컬리의 이번 결정은 시민사회 요구에 대한 응답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동물복지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는 마켓컬리가 암탉의 고통이 담긴 달걀 배송 중단과 케이지프리를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사회에서 문제 삼은 것은 마켓컬리가 2019년부터 판매한 ‘4번 환경 달걀’이다. 국내 생산 달걀은 총 10개의 숫자로 표기되고 있다. 산란일자 4자리, 생산자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번호 1자리 순서다. 맨 끝자리의 번호는 사육환경번호는 1~4번까지 표기된다. 1번은 방목장에서 닭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키우는 사육방식인 ‘방사’를 뜻한다. 2번은 케이지(닭장)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도록 키우는 사육방식의 ‘평사’를 의미한다.

3번·4번은 케이지 안에서 닭이 사육되는 방식을 뜻한다. 3번은 비교적 ‘개선된 케이지’로 면적이 마리당 0.075㎡다. 4번은 ‘기존 케이지’로 면적이 마리당 0.05㎡에 불과하다. 이는 A4 용지 1장(0.062㎡)의 크기보다 좁은 공간에서 닭이 사육되고 있음을 뜻한다.

다만 동물권 보호 단체에서는 동물복지안 수립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여러 기업에서 동물복지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해당안이 적정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기업이 시민사회, 소비자와 대화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일례로 마켓컬리의 경우를 보면 케이지프리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환경하는 입장이지만 해당 계획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10년이 지나버릴 수도 있다”며 “단계적으로 로드맵을 공유하거나 열린 자세로 시민사회와 소통해 합리적 수준의 동물복지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켓컬리는 합리적 수준을 위해 여러 협의 단체와 의논에 나선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케이지프리에 대한 원활한 협의, 진행 점검을 위해 생산자 및 공급사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의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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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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