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폭로한 볼턴에… 정의용 “상황 잘 모르는 사람”

‘북미회담’ 폭로한 볼턴에… 정의용 “상황 잘 모르는 사람”

“볼턴, 당시 보좌관 아냐… 펜스 등 美 주요인사 10명 배석”

기사승인 2021-02-05 15:10:42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북미정상회담’의 비화를 폭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며 지난 2018년 성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중개했다. 평양 특사로 김 위원장과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의지를 전한 것이다.

이를 두고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구상이 김 위원장이 아니라 정 후보자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볼턴 전 보좌관이 상황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부인했다. 

정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 그 사람은 보좌관이 아니었다”며 “그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미국의 주요 인사 10여명이 배석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야는 청문회 시작부터 볼턴 전 보좌관 등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충돌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주도하고 있다”며 “외교능력과 안보인식을 검증하기 위해서 8인의 증인, 참고인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어느 한사람도 합의해주지 않았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야당 추천 증인이 청문회 취지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서 “여당 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도 매우 자존심 상할 일”이라며 “트럼프 정부 전 관료가 우리 대한민국 외교부 수장을 검증하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왔을 경우, 볼턴 전 보좌관이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 증언하겠는가 미국 국익을 위해서 증언하겠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러한 지적에 김석기 의원은 “여당 입맛에 맞는 증인을 부르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필요한 증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서 우리 정부 발표와 다른 내용이 많다. 거짓 논란이 있는 것이다. 어디가 거짓말인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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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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