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24개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신라면세점은 오는 28일 면세점 운영을 종료한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8월에 계약기간이 끝났다.
인천공항공사는 계약만료에 앞서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3차례나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항 이용객이 역대 최저로 급감하면서 모두 유찰로 끝났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 체결까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기존 면세점에 영업 연장을 요청했고,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영업을 연장했다. 그러나 현 관세법상 6개월 이상 재연장은 불가능하다. 2월이 지나면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1터미널에서 주류와 담배를 취급하는 DF3구역을, 신라면세점은 DF2(화장품·향수), DF4(술·담배), DF6(패션·잡화)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이 1터미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인천공항공사는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차기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 700여명의 종사자가 실직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계약기간이 남은 신세계면세점이나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의 영업면적을 넓혀주는 방안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각 인천공항 T1 출국장의 DF1(향수 화장품), DF5(부티크)와 DF7(패션 잡화)를 운영 중이다. 두 기업의 면세특허는 2023년 8월까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빠진 자리를 채우기는 힘든 상황이다.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도 지난해 연이어 유찰된 뒤 지지부진해 당분간 롯데와 신라면세점 구역은 공실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천공항공사는 공실 장기화를 막기 위해 4차 입찰을 이른 시일 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해 회의적 관측이 지배적이다. 4차 입찰마저 실패할 경우 공실은 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4차 입찰을 진행해도 입찰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5조5051억원으로, 2019년보다 37.7% 감소했다. 방문객도 급감했다. 면세점 방문객은 1066만9000여명으로 2019년 4844만3000여명의 22.0%에 그쳤다. 내국인과 외국인 비중은 7대 3이었다. 지난해 12월 매출은 1조1848억원으로, 전달보다 16.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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