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고혈압 찾아낼까...'스마트 워치' 혈압관리 주목

숨은 고혈압 찾아낼까...'스마트 워치' 혈압관리 주목

의료현장도 관심... '스트레스 혈압' 추적 등 잠재력 기대

기사승인 2021-02-18 03:47:01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의 혈압측정 기능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국내 고혈압 환자 1200만 명 시대에 들어선 가운데 모바일기기를 통한 신개념 혈압관리가 주목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스마트워치)와 혈압측정 어플리케이션(앱)을 의료기기로 허가한 이후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혈압관리를 시도하는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잘 사용하면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현장도 관심...측정 땐 자세와 보정 신경써야

혈압관리를 위한 스마트워치의 등장에 의료현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혈압 관리에서는 정확한 혈압 측정이 매우 중요한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측정 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도 최근 이같은 주의사항을 담은 ‘스마트폰·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거역할 수 없는 대세’로 인정한 셈이다. 편욱범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이대서울병원)은 "새로운 개념의 혈압기기 사용이 우리사회에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들과 의료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스마트워치 장치로 혈압 측정을 하려면 ‘자세’와 ‘보정’ 신경을 써야한다. 손목 측정에서의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오차 범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측정 전 충분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 한 달에 한 번 일반혈압계로 측정한 혈압값을 스마트폰의 혈압 측정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하는 보정작업이 필요하다. 기존 혈압계가 압력을 이용해 혈압을 측정했다면, 스마트워치는 빛을 쬐어 혈류를 측정하는 광혈류측정(PPG)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에 오차를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정 작업에는 혈압을 최소 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하는 것이 권장되며, 사용자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손목을 바꾸면 교정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이 때 두 팔 사이의 혈압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일반혈압계와 스마트워치 모두 동일한 팔을 기준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또 보정과정에서 혈압 측정 순서는 스마트워치 측정을 먼저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일반 혈압계의 경우 압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혈관이 눌렸다 풀리면서 손목의 혈압 파형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스마트워치 등 자가혈압측정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편  이사장은 "어떤 방법이든 자주 혈압측정하는 것은 적극 권장하지만, 의학적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사람은 심리적으로 듣고 싶은 말, 보고 싶은 것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치료제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등 의학적 판단은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주 디자이너


◇숨은 고혈압 찾고 '스트레스 혈압'도 추적...잠재력 기대 

모바일 기반의 혈압 측정이 활성화되면 신체적, 감정적 스트레스에 따른 혈압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충분한 안정을 취한 상태의 혈압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혈압변화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편 이사장은 “일상에서 혈압이 높은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확인이 된다면 다양한 영향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자로서 기대되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숨은 고혈압 환자를 찾거나 젊은층의 고혈압 인지율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2020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30대 고혈압 환자들의 질환 인지율은 17%, 치료율은 13.7%에 그친다. 그 다음으로 낮은 40대(인지율 44.8%, 치료율 38.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젊은 층에서 고혈압에 대한 인식이 낮고,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향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고혈압은 일찌감치 관리를 시작해야 악화를 막고,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편 이사장은 “고혈압 환자가 평생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혈압 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이고, 방치했을 때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다이어트, 운동 등 생활개선요법을 통한 혈압 조절 효과는 10~15㎎Hg정도에 그친다. 경증 환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혈압이 높은 환자는 치료제 복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혈압에 관심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편 이사장은 “통상 70세 이상에서는 90%정도가 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보고된다. 지금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며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갖고, 틈나는 대로 자주 재보는 것이 좋다. 덜 짜게 먹기, 꾸준히 운동하기 등 고혈압을 낮추는 습관을 일찍부터 생활화 한다면 고혈압 시기를 늦추고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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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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