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내재가치가 없다. 왜 비싼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의 상승세를 "이상 급등"이라 표현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들어냈다. 앞서 재닛 앨런 미국 국무장관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는데, 한미 양국의 경제 수장이 동일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가상화폐를 주제로 한 질문에 "여러 가지 기준이나 판단의 척도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 아닌가 싶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투자나 테슬라 대표(일론 머스크)의 대량 구매,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가상화폐 급등세 원인을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앨런 장관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작심비판을 쏟아냈다. CNBC와 워싱턴포스트 등의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한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긍정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법정화폐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 것은 오직 바보뿐"이라며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 보유보다 덜 멍청한 행동이고, 비트코인은 거의 화폐와 다름없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투자열풍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다음날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아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은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이 하루 전 대비 한때 17% 폭락한 뒤 하락 폭을 8%대로 줄였다"며 "머스크가 이달 초 암호 화폐를 껴안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50% 가까이 치솟았지만, 머스크가 냉대하면서 손해를 보고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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