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백신은 완벽한 약이 아닙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피해보다 이득의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로 잘못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됩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오후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관련 가짜뉴스 등으로 인해 접종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에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최근 '백신 접종을 통해 인체에 칩이 삽입되고 이를 통해서 정부가 감시한다', '의료인이라고 밝힌 사람이 외국의 사례만 봐도 멀쩡한 사람에서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고 의견을 냈다'는 등의 주장이 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런 걱정이 생겨나고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 과학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깝다. '칩이 삽입되고 이것을 통해서 감시한다'는 것은 제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으로는 가능한 수준이 아닐 것 같다"고 일축했다.
또 "'멀쩡한 사람에게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은 아나필락시스 같은 경우에는 그럴 수 있다. 접종한 사람이 접종순간에는 건강했을 수 있지만 증상이 생기는 순간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발생률이 어떠냐'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아나필락시스는) 대부분의 백신이나 다른 약물에 의해서도 대개 10만 명에서 100만 명당 1명 정도의 발생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적절히 대처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고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나필락시스 반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이전에 다른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또는 음식에 의해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것을 겪으신 분들이라면 접종 후 최소한 30분 동안은 의료기관에 머무르면서 증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모니터링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 아나필락시스가 상당히 치명적이고 무서운 현상이기는 하지만 모든 치료, 응급치료에 대한 것들은 다 충분히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최 교수는 "이런 게 백신접종을 피하려고 하는, 두려워하는 근거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면서 문제가 됐던 일들이 참 많다"며 "처음에 제너가 천연두 백신을 만들어서 접종할 때 그 당시에 나왔었던 신문의 삽화 같은 것을 보면, 접종부위에 이렇게 소가 만들어지는, 그래서 사람이 소로 변하는 이런 그림이 나온다. '이게 소에서 유래한 병균을 가지고 만든 것이니까 접종하면 소로 변할 것이다'라는 잘못된 정보가 유통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이 서구가, 그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서 만든 약물이어서 그것을 접종하게 되면 우리가 지배를 받을 거다'라고 생각하고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고, 그래서 무료로 공급되는 백신임에도 맞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볼 수 없는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같은 게 발생하는 경우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된 정보가 이렇게 유통되는 것이 갖고 오는 폐해가 크다. 저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잘못된 판단을 하지를 않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접종 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오한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 의심증상과 동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전했다.
최 교수는 "백신 접종 후 가벼운 발열이나 오한이 나타난다면 대부분은 백신으로 면역반응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증상일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요양병원에 종사하는 사람, 집단시설에 근무하는 사람,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위험도를 그대로 안고 가는 건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리된 지침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코로나19 의심증상과 동일하게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출근이나 노출되는 건 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고, 적어도 이런 (감염취약)시설에 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검사를 받아보는 게 조금 더 안전한 방법일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현재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선제검사를 진행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검사들과 연동해 관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조금은 어려운 상황일 것 같아서 지침을 잘 만들어 대응하겠다"며 "휴직이 필요할 정도의 건강상태라고 하면, 휴가, 병가 부분이 인정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최 교수는 암환자도 백신접종이 가능하지만 간암 환자의 경우 접종부위의 지혈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백신 임상연구에 암환자가 충분한 수준으로 포함돼 있진 않아서 중증면역자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추정하기로는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고, 효과의 측면에 있어서는 나타나는 면역반응이 조금 떨어질 수는 있어서 효과가 좀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우리가 인플루엔자 독감 백신의 경우에도 고령자나 중증면역저하자는 나타나는 면역반응이나 효과는 좀 떨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가 커서 낮아지는 효과에서도 그분들을 더 우선순위로 권고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효과는 조금 낮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접종은 더 권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간암을 갖고 계신 분들은 그 전에 간염, 간경화 과정을 거쳐서 가셨던 경우가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출혈경향성을 조금 더 갖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분들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 접종부위의 출혈경향성으로 인해서 혈종 같은 게 생겨날 가능성이 조금은 더 있다"며 "만약에 접종을 한다면 접종부위를 충분하게 눌러서 지혈하는 것 정도는 잘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완벽한 약이 아닙니다. 맞는다고 해서 100% 안 걸리는 것도 아니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자료를 보면, 백신 접종을 했을 때 개인의 관점에서 충분한 이득이 있고, 그 이득의 수준이 생길 수 있는 피해보다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접종의 수준이 충분이 많아지면 개인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공동체, 집단의 관점에서도 거둬들일 수 있는 이득이 굉장히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맞는 직후에 바로 자유로워지고 마스크를 벗는 세상이 오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가 충분한 수준의 백신접종이 되면 적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세상은 아니지만, 무시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은 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며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은 있으실 수 있겠지만 같이 백신접종에 참여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많은 분들이 '예방접종을 해야 되는 거야, 말아야 되는 거야? 뭔가 불안한데'라고 질문을 한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특히 백신에 관련된 자료들을 조사하다 보니 종전에 우리가 갖고 있던 다른 종류의 백신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이 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잘 모르겠다"며 "그래서 주위에서 이런 질문을 하면 '혹시 백신이 남아서 순서가 안됐지만 와서 맞으라고 그러면 두 번 묻지 말고, 제품 묻지도 말고 팔 내밀고 주사를 맞도록 하십시오'라고 흔쾌히 말하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너무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력히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방역당국은 예방접종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가지시는 그런 경각심이 무뎌져서 또 다른 큰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것들을 우려하고 있다. 백신접종이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코로나가 극복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저희가 목표대로 진행하려면 코로나19의 유행이 적절하게 통제가 돼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는 방역과 예방접종이라는 두 가지의 부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유행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마스크 착용 그리고 거리두기, 그리고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검사받는 등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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