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최근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이슈 등으로 게임업계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넥슨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간담회가 지난 13·14일 연달아 열렸다. 두 간담회의 목적은 동일했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와 넥슨 측의 진정성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마비노기 간담회'에 참석한 유저와 개발진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메이플스토리' 간담회는 사측의 불참으로 사실상 알맹이가 사라졌고, '총대 유저진'의 미숙한 행사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3일 진행된 마비노기 유저 간담회 '밀레시안 간담회'는 넥슨이 판교 넥슨 코리아 사옥에 마비노기 유저를 초청해 직접 소통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게임 내 세공도구(능력치 강화) 확률 시스템 등을 두고 불만이 제기됐고, 회사가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
'밀레시안 간담회'는 마비노기 유저들의 트럭 시위로 시작된 무제한 토론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진행한 유저 설문 조사 결과 및 적용 계획 안내와 함께 성명문에 포함됐던 7가지 안건에 대한 질의 응답, 유저들이 직접 제출한 288건의 개선 희망안에 대해 논의했다.
5인의 유저 대표와 민경훈 디렉터, 이경선 GM팀장, 김형선 콘텐츠 팀장, 최태환 기술팀장 등 마비노기 측 관계자가 참석해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해 다음날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14시간을 넘긴 '마라톤 간담회'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간담회에 참석한 5인의 대표 유저는 청문회 수준의 날카로운 질문을 연달아 던졌고, 개발진은 유저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경청했다. 민감한 질문은 '고려하겠다'며 답변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양측 모두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선 개발진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마비노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번달 내에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상반기 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개선 희망안이 288건이나 되는 관계로 질의응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에, 답변이 안된 질문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개발진은 부족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 중 답하지 못한 내용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음주에 공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게이머들의 시선은 14일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간담회로 쏠렸다. 하지만 '마비노기' 간담회와 달리 '메이플 간담회'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행사의 한 축인 넥슨은 불참했고, 라이브 스트리밍 과정에서 음향이 제대로 송출되지 않는 등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 총대진의 미흡한 준비로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총대진은 강원기 디렉터, 백호영 기획팀장, 강민혁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이날 간담회는 총대 진이 넥슨 관계자들에게 질의응답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측의 불참으로 참석자끼리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선회해 열렸다. 이들은 '보보보'라고 알려진 큐브 아이템 옵션과 관련해서 넥슨이 답변을 수정한 건, 커뮤니티에 떠돈 기사 삭제 루머 건에 해명을 요구했다.
개발진의 불참과 관련해 총대진은 "환골탈태라는 단어까지 쓰며 신뢰 회복에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는 넥슨의 태도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더는 넥슨과 직접 소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큐브 문제 등 유저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집단소송을 비롯한 법적 대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시청하던 유저들은 행사에 불참한 개발진을 비판하면서도 총대진의 규탄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은 없고 그동안 해온 이야기를 되풀이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간담회 말미 총대진은 "행사 진행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를 전했다. 이어 "이런 문제로 유저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집중되지 않고 저희의 잘못에 집중돼 의미라 흐려지고 목소리가 약해질까 너무 걱정되며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간담회에 끝난 뒤에도 비판이 계속되자, 총대진 대표를 맡은 유저는 "부족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드렸고 실수와 잘못이 많았다"며 "추가적인 공개활동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한편 넥슨 관계자는 "4월 11일 메이플스토리의 공식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영향에 소규모 초대와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간담회를 통해서 진심으로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과 허심탄회하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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