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LH논란 사과에 野, “내각 총사퇴” 촉구

文대통령 LH논란 사과에 野, “내각 총사퇴” 촉구

정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결코 지지 않는다는 대통령 호언장담 무색해졌다” 혹평

기사승인 2021-03-16 15:49:4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LH사태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하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들이 많습니다. 특히 최근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으로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입니다.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습니다.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반드시 끊어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 2주일 만에 공개석상에서 던진 사과의 표현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사과에 야권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발언 직후 논평에서 “야당의 요구나, 국민 3분의 2의 여론에 등 떠밀리기 전에 사과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LH사태를 단순히 ‘부동산 적폐’로 치부하며, 책임을 비껴 나가시려는 모습은 여전히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국민적 믿음을 다시 얻을 수 있는 만큼 부족하다는 혹평이다. 여기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 인근 토지소유사실 등 여당 인사들을 비롯해 선출직·임명직 공무원에 공공기관 및 공기업 직원들까지 연루된 투기의혹을 거론하며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투기 의혹이 매일같이 쏟아진다. 이제는 3기 신도시뿐 아니라 세종, 화성, 포천 등 다른 지역의 투기정황까지 넘쳐난다. 이 정권은 대한민국 전역을 이미 투기판으로 만들었다”면서 “총리 이하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국정을 전면쇄신한다는 각오 없이 국민이 오늘 사과의 진정성을 믿어줄지 의심스럽다”고 혹평했다. 

국민의힘은 16일 대통령의 사과발언이 있을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회의원 및 선출직 공무원, 청와대 관계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는 비난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늦어도 너무 늦었고,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반드시 끊겠다고 했지만 이를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부동산 적폐청산’, ‘촛불정신’을 느닷없이 꺼내 들었지만, 4년 내내 무얼 하다가 임기 다 끝나가는 지금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권이 바로 부동산 적폐의 내부자고 당사자다. 문재인 정권 내부의 부동산 적폐부터 스스로 청산하는 것이 먼저”라며 “적당히 시간 끌기로 선거국면 넘기려 ‘특검’ ‘전수조사’ 낸 뒤 용두사미로 끝난다면, 그때는 국민들이 문 정권을 향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정의당도 대통령의 사과 시점을 문제 삼으며 경고에 나섰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태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나서야 뒤늦게 나온 늑장 사과다. (더구나)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이 당장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은 지금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민심의 분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고 엄중하게 묻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여론의 부정적 기류를 상기시켰다. 덧붙여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진 상황”이라며 ▲투기 발본색원과 ▲주택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주문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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