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인맥 총동원해 회유·협박" 폭로자 측 녹취 공개

"기성용 인맥 총동원해 회유·협박" 폭로자 측 녹취 공개

기사승인 2021-03-23 10:59:36
폭로자 D씨와 중재자 E씨의 통화 녹취. 사진=박지훈 변호사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축구선수 기성용(FC 서울) 측이 초등생 시절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씨·D씨를 향해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폭로자들이 기성용의 회유와 협박 정황이 담겼다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23일 폭로자 D씨는 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기성용의 후배인 E씨가 ‘성폭행 폭로 기사가 오보임을 공식 인정하면 기성용이 사과할 것’이라는 취지로 D씨에게 말했다"고 주장하며 E씨와의 통화 녹취본을 공개했다.

E씨는 이 통화에서 "기자들이 형(D씨)이랑 다 주목하고 있다"며 "성용이 형이 지금 (D씨가 오보) 기사를 내면, 만약에 형(D씨)한테 통화를 하고 (중략) 형한테 사과를 할 마음이 있대" 등의 말을 했다.

E씨는 또 "(기성용이) ‘뭐 잘못한 게 있지. 내가 잘못한 게 없겠니’ (라고 말했다)"며 D씨에게 "(일단은) 한발 물러나 달라"고 했다. D씨가 못 믿겠다며 제안을 거부하려 하자 E씨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건 제가 밝히겠다. 나를 믿어라"라고 했다.

해당 녹취 파일 중 일부는 앞서 지난 16일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된 내용이다. 영상 속 통화 시기는 폭로가 이뤄진 지난달 24일 오후 1시 32분쯤 D씨와 E씨의 통화를 녹음한 것이다. 영상 말미에는 "본 통화 내용 외 약 60여 통의 회유, 협박, 강요 통화 내용이 있었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기성용 측은 E씨가 기성용 측의 부탁 없이, 자발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E씨로부터 성폭력 관련 최초 보도 자료를 공개한 지 3시간여 만에 전화가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에서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순천·광양 지역의 인맥을 총동원해 기성용의 동문들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성용의 초등학교 축구부 후배였던 C씨와 D씨는 2000년 1월~6월쯤 선배인 기성용 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박 변호사를 통해 최초 폭로했다.

한편 전날 기성용 측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D씨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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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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