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농심 창업주 故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30일 오전 7시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진행됐다. 신춘호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욕심내지 않는 아버님의 ‘농부의 마음’을 이어가겠다”고 추모사를 통해 다짐했다.
이날 오전 6시50분께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을 위한 운구차가 농심 본사에 도착했다.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 신상열 농심 부장이 신춘호 회장의 영정을 들고 영결식을 위한 대열에서 앞섰다. 이어 신동원 부회장, 김낙양 여사, 서경배 회장 등이 뒤따랐다.
추모사의 시작은 신춘호 회장 빈소에서도 바삐 움직였던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았다. 북받친 마음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지만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을 향한 감사 인사로 박준 대표이사는 추모사를 시작했다.
그는 “평소 저희들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회장님께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다”며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둥지냉면과 같은 획기적인 제품들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해 결국 역사를 바꾼 사례들”이라고 고인의 업적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장님께서 일구어 놓은 토양 위에서 그 유지를 받들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더 좋은 식품을 만들 것이다.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 그리고 한국의 맛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식품 한류의 맨 앞줄에서 지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지도해주시고 꾸중하시던 회장님이 이제 안 계신다는 것이 너무도 허허롭다”며 말을 맺었다.
이상윤 전 농심 대표이사가 다음 추모사를 이었다. 그는 “혼란 속에서 농심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 충실한 결실을 만들어 내셨다”며 “회장님께서 늘 일깨워 주셨던 '한우물 정신'이 있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그동안 가르쳐주셨던 경영철학과 말씀을 되새겨 난관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마지막 추모사로 고 신춘호 회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신 부회장은 먼저 가족을 대표해 영결식에 참석한 내빈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 부회장은 “아버님은 92년의 생을 마치고 이제 흙으로 돌아가신다. 아버님의 가슴 속 가장 깊은 곳에 무엇이 담겨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농심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며 “농심은 농부의 마음이며 흙의 마음이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흙은 뿌린 대로 가꾸는 대로 수확을 한다. 그리고 농부는 자신이 노력한 것 이상의 결실을 욕심내어 바라지 않는다. 이것이 아버님이 가지고 계셨던 철학이며 저를 비롯한 후손들이 늘 잊지 않고 새기는 정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희는 아버님의 소박하면서도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고스란히 받들어 이어가겠다. 사랑하는 아버님 편안히 주무십시오”라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고(故) 신춘호 회장은 지난 27일 오전 3시38분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앞서 신춘호 회장은 지병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했으며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계한 신춘호 회장은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일본 롯데에서 일하다 1965년 한국에서 롯데공업을 창업해 롯데라면을 출시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라면 출시를 강력히 반대하자 사명을 롯데공업에서 농심으로 바꿨다.
신춘호 회장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신라면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돼 한국 식품의 외교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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