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최근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총 24곳을 확정지었다. 공공재개발은 사업성 부족과 주민간 갈등 등으로 장기 정체된 재개발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참여해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사업성 제고를 위해 용적률을 법적상한의 120%로 상향하는 등 도시규제가 완화되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제외된다. 또 사업비 융자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공적 지원도 제공된다.
지난 1월 정부는 1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 이 사업지들은 대체로 오랜 기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던 곳들이다. 개발되면 총 47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지역별로는 ▲양평13구역 ▲흑석2구역 ▲용두1-6구역 ▲양평14 ▲신설1 ▲관악구 봉천13 ▲종로구 신문로2-12 ▲강북구 강북5 등이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들은 새로 정비사업을 시작하려는 구역들이다. 전체 공급 규모는 2만202가구 정도다. 1차 후보지에 비해 4배가량 규모가 크다. 지역별로는 ▲상계3 ▲천호A1-1 ▲본동 ▲금호23 ▲숭인동1169 ▲신월7동-2 ▲홍은1 ▲충정로1 ▲연희동 721-6 ▲거여새마을 ▲전농9 ▲중화12 ▲성북1 ▲장위8 ▲장위9 ▲신길1 등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평이다. 이들 지역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려면 토지 소유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앞서 선정된 1차 후보지의 경우 2개월 넘도록 주민 동의를 위한 사업설명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 않아서다. 현재 서울 관악구 봉천13구역이 유일하게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유는 공공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불신 기조가 강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1차 후보지가 발표된 이후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 사태가 터졌고, 이와 관련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번 2차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게 된 이태원동 한남1구역은 공공에 대한 불신이 깊은 사업지 중 하나였다. 당초 용산구청은 지역 주민동의율 등을 근거로 공공재개발 공모사업에 한남1구역을 추천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니 원주민들은 대부분 반대를 하고 있었다.
원주민들 주장에 따르면 공모사업이 발표된 지난해 9월21일이 되기 1년 전 외지인들이 사업지 내에 들어와 토지 등을 사들이고 지분을 쪼개 나눠가졌다. 지분을 쪼갠 만큼 늘어난 소유주들은 공공재개발 찬성 비율을 높였다.
한남1구역 한 주민은 “대다수 원주민들은 공공재개발에 반대했다. 이번에 탈락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여전히 의심이 되는 건 공공재개발 공모 발표 전에 어떻게 부동산업자들이 이를 알고 미리 들어왔을까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구청에서는 주민들과 교류도 한 번 없이 한남1구역을 후보지로 추천했는데, 공무원들이 업자들에게 내용을 넘기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고 의심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사업 또한 결국 LH, SH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를 어떻게 해소하고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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