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최고의 라이벌인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가 7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두 팀은 2010년대 초반 우승컵을 다투는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K리그 출범 후 두 팀의 상대 전적은 31승 23무 30패로 근소 우위에 있다.
하지만 최근 전적은 막강한 투자를 앞세운 전북이 7승 2무 1패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북은 항상 우승권을 다투는 반면, 수원은 최근 몇 년간 하위 스플릿에서 고전했다.
올 시즌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 수원이 박건하 감독 부임 이후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수원은 올 시즌 3승 2무 1패(승점 11점)을 기록하며 리그 4위까지 올라섰다. 리그 선두인 전북(4승 2무)와 팽팽한 대결이 펼쳐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최근 백승호 사가가 전북행으로 끝나면서 양 팀의 대결은 더욱 뜨거워졌다.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뛰다가 올 시즌에 앞서 국내 복귀를 선언한 백승호는 당초 전북과 계약이 유력했다. 하지만 수원 삼성이 유망주 시절부터 백승호를 금전적으로 지원했고, 국내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하는 조항을 넣은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면이 변했다.
전북은 “K리그 근간을 흔들 이유가 없다. 애초에 몰랐기 때문에 진행을 한 것일 뿐, 알았다면 영입 시도를 안 했을 것”이라며 백승호 영입에서 발을 뺐지만, 수원과 백승호의 협상이 전진되지 않자 결국 영입을 강행했다. ‘백승호 더비’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양 팀 감독들은 해당 논란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에 앞서 사전 인터뷰에서 “대외적으로 시끄러운 부분이 있지만, (백승호 사태와 관련해서는) 경기 끝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비도 오는데 그 가운데서 우리 선수들도 먼지가 날 때까지 싸워 볼 생각이다. 선수들이 그렇게 뛰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건하 수원 감독 역시 “사실 우리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 문제보다는 경기에만 신경 쓰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고 경기를 준비했다”라며 “따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전북전이 중요하고 선수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수원 서포터즈들은 전북과 백승호를 향해 비난하는 걸개를 펼쳤다. 전북의 고위층부터 백승호까지 모두가 비난의 대상이었다. 빠르게 구단의 대처로 저지됐지만, 경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양 팀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양 팀은 예측대로 거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에만 파울이 15개가 나왔다. 수원이 7개를, 전북이 8개를 범했다. 파울이 불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각 팀의 선수들은 상대팀을 반드시 막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아찔한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팔꿈치와 백태클 등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들이 수차례 발생했다. 퇴장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은 거친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4분에는 이기제와 김보경이 충돌했다. 후반 6분에는 경기가 잠시 멈춘 상황에서 장호익과 구스타보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반 20분에는 양 측이 계속된 태클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후반 26분에 과열됐던 분위기가 결국 사단을 냈다. 니콜라오가 부상으로 경기장을 이탈했다. 후방에서 전방을 향해 돌진해 볼을 경합하다가 부상을 입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파울이 도합 28개가 나왔다. 수원이 15개, 전북이 13개를 범했다. 평소 두 팀의 기록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수치였다. 수치에서 드러나듯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욱 거친 경기를 치렀다. 이에 비해 경고는 한 장에 불과했다.
한편 경기는 전북이 3대 1로 승리했다. 전반 20분에 수비수 최보경의 헤더 득점으로 앞서간 전북은 후반전에 일류첸코와 바로우가 추가 골을 넣으면서 3골차로 앞섰다. 수원은 추가 시간에 김태환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염기훈이 넣어 영패를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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