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FC 서울과 맞대결에서 후반 39분 레안드로의 헤딩 득점으로 1대 0 신승을 거뒀다. FC서울을 꺾은 서울 이랜드는 다음달 26일 강원 FC와 4라운드에서 맞붙는다.
경기 후 정 감독은 “전체적으로 전술 변화를 줬다. 우리가 잘하는 부분과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왔을 때를 대비해 수비 조직을 단단히 하면서 역습으로 나가는 것을 준비했다”라며 “선수들이 잘 인지하면서 전반전을 잘 견뎠다. 후반전에 상대의 체력이 열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경기 전 정 감독이 선발 출전 카드로 꺼내며 기대한 한의권은 득점에 실패했다. 정 감독은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의지는 있었는데 몸이 안 따라줬다. 경기 체력은 경기를 뛰면서 만들어 가야 한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자를 격려했다.
정 감독은 2019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결승까지 이끌었을 정도로 토너먼트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에는 FA컵에서 FC 서울이란 대어를 낚았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계 훈련에서 세 가지 목표를 잡았다. 리그 무패·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승격”이라며 “ACL은 남게 됐다. 리그가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한 경기라도 기회를 만들면 더 뛸 수 있다. 집중해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다음 강원 FC전도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게 웃었다.
이날 레안드로의 득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정 감독은 “모든 경기를 보면 늘 세트피스 득점률이 높다”라며 “선수들에게 토너먼트 경기에선 세트피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도 그렇지만 오늘 이길 수 있는 비결은 상대가 급하기에 냉정하게 기다리는 거였다. 세트피스는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득점을 올린 레안드로에 대해선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레안드로가 들어가면서 전술의 변화를 줬다. 상대가 많이 뛰었기에 측면을 살렸다. 자꾸 상대가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왔으니 충분히 만족은 한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건희는 깜짝 스타가 됏다.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면서 FC 서울 수비진을 괴롭혔다.
정 감독은 “이건희에게 농담으로 전방 수비수라는 이야기를 한다. 활동량과 압박이 강한 선수다. 타깃맨의 요건을 갖췄다”라면서도 “2% 부족하다면 결정력이 아쉽다. 이 얘기가 2년째다. 포텐셜이 터지는 날이 꼭 올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서울 더비’의 첫 페이지는 서울 이랜드의 승리로 작성됐다.
정 감독은 “일단 스타트는 FA컵이지만 선수들한테 그제 경기에서 졌기에 리그를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초전이라고 판단한다. 다음 번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한번 멋있게 홈 앤 어웨이로 잠실에서 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감독은 “올해는 우리가 K리그2에서 도전하는 입장이었다면 다음해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서울 더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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