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콕'에 늘어난 인터넷 사용...'디지털질병' 부추겨

'코로나19 집콕'에 늘어난 인터넷 사용...'디지털질병' 부추겨

지난해 인터넷 이용량 15% 급증...의료현장선 'VDT증후군' 우려

기사승인 2021-04-29 03:29:02
'2020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문제는 늘어난 인터넷 사용이 건강이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우리 국민의 인터넷 이용시간이 전년보다 약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20.1시간으로 2019년(17.4시간) 대비 2.7시간이나 늘었다. 앞서 2017~2019년 불과 1.7시간이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의료현장에서는 일명 ‘디지털 질병’이라고 불리는 ‘VDT 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다. VDT(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동안 사용할 때 생기는 각종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말한다. 주요 증상은 목이나 어깨, 팔, 손 등의 결림, 저림, 통증과 눈의 피로 등이다. 

국내 VDT 증후군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VDT증후군 관련 질환으로 2015년 865만명, 2017년 919만명, 2019년에는 955만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는 544만명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담 걸렸네’의 주범, 근막통증증후군 

‘VDT증후군’으로 가장 대표적 질환은 근막통증증후군이다. 흔히 ‘담에 걸렸다’, ‘근육이 뭉쳤다’고 표현하는 근막통증증후군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굳어진 근육이 신경을 자극시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근육을 감싸는 근막을 따라 통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통증 유발점이라는 누르면 아픈 부위가 동반된다.  

치료는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진정제, 항우울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만성화 요인을 확인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는 자세는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작업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에는 최소한 30분에 한 번씩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고, 온찜질로 통증 유발점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드럽게 하는 마사지는 도움이 되지만 강한 마사지는 오히려 근육 손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물건 자주 떨어뜨린다면...손목터널증후군 의심 

스마트폰, 컴퓨터 등 사용으로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손목 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가락의 감각 및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정중신경이 손목 터널(수근관)에서 눌려서 손가락의 저린감, 감각 저하, 무지구 근육(엄지손가락 밑 부분의 불룩한 부분)의 약화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보통 30~60세에 가장 흔히 발생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5~6배 더 많이 나타난다.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손가락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굳거나 경련 증상을 겪는 경우, 또는 물건을 들다가 자주 떨어뜨린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소염진통제 등을 이용한 약물 치료, 보조기나 부목을 이용한 고정 치료,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신경이 심하게 눌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신영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 터널 증후군은 다른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예방이 중요하다”며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 운전, 골프 연습 등과 같이 오랫동안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손빨래나 걸레를 손으로 짜는 것과 같이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 또한 자제하며 작업 중 손목 통증, 손 저림 등이 느껴질 경우 휴식, 온찜질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현대인 고질병 ‘안구건조증’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안구건조증은 현대인에게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됐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사용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감소하면서 눈의 긴장이 지속돼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때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해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깨질 경우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낮추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용 안경 등을 착용해 미세먼지 등이 포함된 센 바람이 눈에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누액을 사용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주는 방법도 있다. 안구건조증이 눈꺼풀 염증과 동반된 경우에는 눈꺼풀 마사지 및 염증치료를 병용하며,심한 눈꺼풀 염증이 동반된 마이봄샘기능장애의 경우 IPL(Intense pulsed light)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주기적으로 온찜질을 통해 눈꺼풀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1시간 이상이 될 경우 적어도 10~15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면의 밝기는 너무 밝지 않게 조절하고, 화면과의 거리는 40~50cm 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콘텍트 렌즈 착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훈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소프트렌즈는 부족한 눈물의 일부를 렌즈 자체가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가 렌즈 착용을 할 때는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인공누액을 자주 사용해 주는 것이 좋다”며 “식염수는 눈물의 중요한 성분들을 희석시켜 눈물의 생리적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