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스티브 유? 석현준은 ‘루이스 석’이 될 것인가

제 2의 스티브 유? 석현준은 ‘루이스 석’이 될 것인가

기사승인 2021-05-04 17:06:37
2018년 국가대표팀 명단 소집 후 인터뷰를 하는 석현준.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석현준(30·트루아)의 이름이 앞으로 ‘루이스 석’이 될지도 모른다. 그가 현재 프랑스 귀화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석현준은 2010년대에 손흥민(29·토트넘)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손꼽혔다. 190㎝에 83㎏의 건장한 체격에 힘과 스피드까지 갖춘 석현준은 유소년 때부터 이름을 날렸다. 신갈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9년 불과 18살의 나이에 네덜란드로 건너가 명문 아약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생활 중 몇 차례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성장이 더뎌졌고, 팀에서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하고 여러 팀을 떠돌아다녔다. 프로 데뷔 후 그가 거친 팀은 무려 14개나 된다.

해외에서 성공할 거란 목표를 가지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그 역시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2016년 3월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병역 처분을 받았다.

한국 스포츠 선수가 가장 깔끔하게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올림픽에서 동메달,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던 석현준은 대회에서 3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하지만 대표팀이 8강에서 온두라스에 패배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해 병역 혜택을 받질 못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었다. 상무에 입대하기 위해선 만 27세이하에 K리그 소속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991년생인 석현준이 상무 입대를 고려했다면 지난 2018년까지는 국내 무대를 밟아야 했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석현준은 ‘2019년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에 올랐고, 지난해 12월 ‘허가 기간 내 미귀국’ 사유로 병무청에 고발됐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만 28세가 되면 특별한 사유 없이 해외 체류하며 병역을 미뤄선 안 된다. 특별 사유를 병무청에서 인정받아야 만 30세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석현준은 지난 2월 병무청을 상대로 병역 연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병무청은 그를 형사 고발한 상태라 석현준이 귀국하면 즉시 사법처리 할 수 있다. 정석환 병무청장은 지난달 30일 “지난 2019년 6월 형사고발이 이루어졌고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기소중지 상태”라며 “귀국할 경우 형사처벌 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석현준의 여권도 무효화된 상태다.

유럽 생활이 이대로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석현준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프랑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석현준은 프랑스 귀화를 추진 중이다. 여권이 무효화 된 그는 이전에 받은 취업비자로 프랑스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매체 레스트 에클레르는 지난달 30일 “석현준은 프랑스 귀화 준비를 시작했다”라며  “석현준이 프랑스 국적 신청 서류를 내려면 최소한 3년 이상 프랑스에 거주해야 하는데, 이 조건은 이미 충족됐다. 그리고 프랑스 국적을 얻기 위해서는 5년간 프랑스에서 거주해야 하는데 석현준은 이 조건을 2022년에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현준은 2018~2019시즌에 트루아에 입단해 프랑스 생활을 이어왔다.

이어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점이 석현준에게 걸림돌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현준이 프랑스 국적을 획득하면 한국 국적은 소멸된다. 병역 의무가 사라진다. 더 이상 군 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병역 기피 대상에 오른 그가 프랑스 국적을 획득하면 된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처럼 한국 입국이 영원히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 석현준의 아버지 석종오씨는 지난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젯밤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귀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우리 둘 다 전혀 모르는 일이며 들은 적도 없다”라며 “아들이 구단의 요구에 따라 프랑스 시민권을 따게 된다고 하더라도 차후에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와 병역 의무와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일부러 병역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며, 구단과 계약 기간을 지키고 운동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기 위해 프랑스에 남아있는 것”라며 “(석현준은) 병역을 의무를 다할 것이며, 만약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처벌도 받겠다”면서 “축구를 중간에 포기하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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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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