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미얀마 군부가 또다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의 ‘즉각적 폭력중단’ 합의 사항을 부정했다. 합의 사항 준수를 ‘정국안정 이후’에 고려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인 카웅 텟 산 소령은 7일 TV 브리핑을 통해 “ 아세안은 특별 대표 파견을 원하고 있지만, 미얀마는 치안과 안정이 어떤 수준에 도달했을 때 특사에 관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산 대변인은 또 “우리가 아세안의 제안을 따를지는 미얀마 상황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달 27일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상황이 안정된 뒤 (아세안의) 건설적 제안을 주의 깊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군부가 아세안 정상회의 합의 사항을 제안으로 ‘격하’시키고, 정국 상황이 안정돼야 협력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고 재차 밝힘에 따라 아세안 합의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안정된 뒤’라는 전제 조건까지 붙여 당분간 폭력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구실까지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24일 아세안 정상들은 자카르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미얀마 내 즉각적 폭력 중단 ▲평화적 해결책을 위한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개 항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특별정상회의에는 논란 끝에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도 참석해 5개 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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