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무분별한 농지개량행위가 시민들의 불편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행정당국의 시급한 지도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초평동 개발제한구역 내 한 농지는 현재 성토(흙쌓기)작업이 한창이다. 이 농지 인근에는 왕송호수가 있으며, 바로 옆에는 왕송못서길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왕송호수변에 조성된 산책로는 많은 시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장소로, 특히 연인들의 인기 데이트코스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곳이다. 그런데 이 농지의 성토작업 중에 발생한 토사가 준공을 앞둔 인근 도로를 흙범벅으로 만들어 놨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차량이나 바람에 의한 비산(날림)먼지에 숨을 쉬기 힘들거나 눈을 뜰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농지개량행위'는 농작물 경작이나 다년생식물의 재배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농지의 전용'과는 달리, 농지의 원래 목적에 사용하는 행위로 보아 행위 허가나 신고가 필요 없다. 이러다보니 토지주나 성토업자는 비산먼제 발생 억제조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이곳 또한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려는 노력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대기환경보전법은 농지조성 및 농지정리 공사(1000㎡ 이상)의 경우 성토 등을 위해 운송차량을 이용한 토사 반출입이 함께 이뤄질 경우 비산먼지 발생 신고를 하고 비산먼지 억제시설 설치 및 필요 조치를 해야 한다.

또 이 농지는 성토를 하면서 주변 도로보다 흙이 높게 쌓였다. 농지법에 따르면 연접 토지보다 높거나 해당 농지의 관개(물빠짐)에 이용하는 용수로보다 높게 성토할 수 없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50㎝ 이내는 허가 없이 성토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일 경우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농지의 성토업자는 "안 그래도 공사를 끝내고 도로변에 쏟아진 흙을 치우려고 했다"면서 "뭣 때문에 남의 공사현장에 찾아와 방해를 하느냐"며 취재진에 반발했다.

경찰과 시청 관계자는 "이 현장에 대한 민원이 여러번 접수됐고, 현장 방문을 통해 주의 또는 개선을 유도했다"면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법 등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즉시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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