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가 공허한 이유’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윤 의원은 “어제 문대통령은 오로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사과해야 할 일은 부동산 실패 뿐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입니다. 세상을 내려다보고 가르치려는 오만함과 오기 말입니다. 이미 십수년전 참여정부가 똑같은 정책으로 똑같이 실패해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4년간 쌍둥이 정책을 썼습니다. 16년전 부동산 기사의 날짜만 가리면 요즘 얘기라 믿을 정도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는 집값 상승 국면에서 느닷없이 투기억제를 목표 삼았습니다. 보유세 강화, 재건축 억제, 대출 제한으로 시장을 옥죄었고, 공급은 재건축 같은 민간 부문 움직임은 억제하면서 공공 개발에만 의존했습니다. 이미 주택의 절대적 부족 시대를 지나, ‘그냥 집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집’라는 소비자 선호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는데도 말입니다. 다양화되는 수요가 공급과 매칭되기 위해서는 민간주도의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밑도 끝도 없이 투기꾼 타령만 한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그 결과 서울아파트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했고, 부동산 정책은 30여 차례 대책에도 참여정부 최대의 실패가 됐습니다. 4년전 김현미 장관이 공급은 부족하지 않으며 투기꾼만 잡으면 된다고 공언한 이후,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참여정부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국민 삶에 대한 관심이 한 톨이라도 있었다면 과거의 실패를 피하려 애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집으로 돈버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도그마를 세상에 강요하는 것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집값 올리는 정책만 만들어냈고, 자신들은 돌아앉아 부동산으로 재미를 봤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0일 윤 의원은 “대통령님, 대한민국 경제는 문재인 정권 ‘덕분’이 아니라, 문정권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입니다”라며 “경제 상황 호전이 ‘가계와 기업,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이룩한 국가적 성취’라는 대통령 말씀을 들으니 정부가 도대체 뭘 했다고 생색을 내시나 싶습니다. 지난 주 이코노미스트지가 지적했듯 한국경제는 총량의 회복과 불균형의 심화가 동시 진행 중입니다. 올해 3%가 넘는 반등이 예상되는 것은 주로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에 힘입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업 침체와 상권 붕괴, 10%에 달하는 청년실업률은 한국경제가 빈말로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징표입니다. 특히 취업 희망 청년들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청년 확장실업률은 올 1~2월 27%로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입니다. 정부 성과를 과장하는 것보다 우리 앞에 놓인 숙제가 얼마나 큰지 이해를 구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는 경제의 핵심인프라이자 안보 이슈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지금 선진국들은 반도체를 국가의 일로 인식하면서 돕느라 바쁘고, 반도체 강국 대만은 정부와 TSMC가 혼연일체라 평가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업이 정부와 악전고투를 벌이는 형국입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의 송전선 문제는 5년이 걸렸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공업용수를 끌어오는 데 고생했고, 탈원전에 따른 전력난 걱정으로 1조7천억원을 들여 발전소를 짓겠다고 합니다. 갈등조정 원칙을 정립하고 중재에 적극 나서기는커녕 정부는 이런 어려움을 나몰라라 했습니다. 정부의 ‘기업 방해’에 가까운 이런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이것부터 시정돼야 한국 경제의 미래가 존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윤 의원은 “오늘 대통령께서 ‘세계 최고 대한민국 반도체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면서 지금의 반도체 호황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우리의 국익을 지켜낼 것’이라 했습니다. 은근슬쩍 정부가 기여한 게 많다는 듯 수저를 얹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과거와 달리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으로 알아듣겠습니다”라고 전했다.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