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미사일 주권’ 회복… 우주 산업도 날개 달까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 회복… 우주 산업도 날개 달까

기사승인 2021-05-23 05:30:01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한국군의 미사일 개발과 더불어 항공우주산업의 ‘족쇄’로 여겨졌던 한미 미사일지침이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사일 지침 완전 해제로 ‘미사일 주권’을 온전히 회복하게 된 한국은 사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군사 정찰 위성을 수시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로켓 기술도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지난 1979년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가 시작이었다. 미국은 당시 박정희 정부가 첫 미사일인 백곰 개발에 성공하자, 핵탄두 장착을 의심해 사거리는 180km, 탄두 중량은 500kg으로 제한했다. 이후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고 자주국방이 강조되면서 한미는 지금까지 4차례 지침을 개정했다. 2001년 1차 개정에서 사거리가 300km로 늘어났지만, 탄두 중량은 500kg을 유지했다. 

2012년 2차 개정 때 사거리를 800km로 대폭 늘렸지만 탄두 중량은 그대로였고, 2017년 3차 개정에서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했다. 지난해 4차 개정에서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제한이 해제됐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자체가 종료되면서 미사일 주권을 완전 회복했다.

한국,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집중할 듯… 북한‧중국 사정권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가능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사거리 1000~3000㎞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거리 1000km 탄도미사일은 제주도에서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아울러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 등이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 2000km 이상이면 중국 내륙까지 도달할 수 있다.

한국군은 이미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괴물 미사일’ 현무-4 개발에 성공한 만큼 이론상 탄두 중량을 줄이면 단시간 내 사거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무-4는 사거리 800㎞일 때 탄두 중량은 2t, 사거리 300㎞일 때 4~5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탄두 중량을 500㎏ 이하로 줄이면 사거리가 20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우주 기술력 확보할까

미사일 주권 회복으로 군사위성 발사용 우주로켓 개발 등 우주군사력 관련 기술력 확보의 초석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지난해 7월 4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사거리 제한까지 완전히 사라지며 우주로켓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제 미사일 기술과 관련된 모든 제약이 사라짐으로써 우리나라는 주권국가답게 자유로운 연구·개발에 나설 수 있다. 특히 국방 분야 만이 아니라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사일 기술은 인공위성 발사체 및 우주 개발의 핵심기술이기에 대한민국은 미래전략산업인 항공우주 분야에서 다른 과학기술강국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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