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영재 기자 =전북 순창군이 일본양식으로 만들어 세워진 충혼비를 재건립, 일제잔재 청산에 나섰다.
순창군은 다음달 6일 현충일에 맞춰 순창제일고등학교 내 세워진 현충시설인 충혼불멸비를 재건립해 제막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재건립되는 충혼불멸비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순창지역 출신 전몰용사와 민간인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1959년 11월 10일 주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충혼불멸비는 건립 양식이 일본식‘충혼비(忠魂碑)’를 본떠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순창군은 지난 1월 전북동부보훈지청과 광주광역시 일재잔재조사위원회 등에 문의했다.
이에 전북동부보훈지청 등은 “순창군의 충혼불멸비 건립 형태는 일본식 충혼탑과 일치한다”고 답했다.
이에 군은 지난 1차 추경예산에 사업비 2천여만원을 확보, 최근 충혼불멸비 교체를 진행했다.
일본식 충혼비는 비석의 끝이 뾰족한 사각형 뿔 형태로, 일본의 전사자 묘지나 신사 등에 많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교대 사회교육과 연구팀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일본은‘내선일체’를 강조하기 위해 전사자를 추모하는 사각형 뿔 모양의 충혼비나 탑을 전국 곳곳에 세워 참배를 강요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영령들을 기리는 국가지정 현충시설이 일본식 충혼탑의 모형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면서 “순창군수로서 그런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이번에 일본식 충혼불멸비 재건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군은 충혼비 등 호국영령을 기리는 중요시설에 일본식 잔재가 확인되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한국의 전통방식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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