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준석 돌풍’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청년’임을 강조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 정치인들은 고개를 젓고 있다. 이들은 이 전 최고위원이 ‘진짜’ 청년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되기에 무리가 있는 이유는 30대라서가 아니다. 실제 청년들을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청년들의 삶에 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들의 삶에 집중하기보다는 ‘혐오 선동’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가 대변한다는 이대남(20대 남성)에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고(故) 이선호 씨와 같은 가난한 노동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 전략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젠더 이슈와 같이 시민들을 편 나누기 하면서 선동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되고자 한다면 청년을 포함해 여성, 남성 등 시민 모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의원인 장경태 원내부대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최고위원과 불과 2살 차이(83년생‧만 37세)인 장 원내부대표는 청년 의제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고 했다.
장 원내부대표는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대표가 특정 세대의 전유라는 편견을 깨뜨린 것은 좋다”면서도 “남북평화, 노동, 소상공인, 성평등, 그리고 청년 정치에 이르기까지 같은 세대임에도 180도 다른 견해 덕분에 마냥 환영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청년 정치를 표방하는 이 전 최고위원이 ‘기득권 정신’에 매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외관은 청년이지만 ‘야당은 오로지 돈과 조직이 있는 국민의힘만 존재할 뿐’이라는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며 “생물학적 청년일 뿐 ‘기득권’”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정치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출마 공약으로 ‘청년‧여성‧호남 할당제 폐지’를 내걸었다. ‘청년 의무할당제’를 내건 초선 의원인 김웅‧김은혜 의원과는 반대된다. 김은혜 의원은 공천 의무할당제가 청년들의 정치권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지역주의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과거와 달리 당 전통 지지층 대구를 찾아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고모 모두 대구 출신이고, 집안 자체가 대구와 많은 연고가 있다”며 보수 텃밭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키즈’임을 강조하며 전통 지지층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은 정당하다”면서도 “내 발탁에 있어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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