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휩쓴 ‘이준석 돌풍’이 대선판도 뒤흔들고 있다. 정치권에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 후보는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에 ‘깜짝’ 등판했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3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3%의 지지를 받으며 처음으로 순위권에 등장했다.
한국갤럽의 조사는 객관식이 아닌 응답자가 지지 후보를 주관식으로 직접 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후보는 1985년생(36세)으로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선거 피선거권 기준 40세가 안 돼 차기 대통령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선 이 후보 외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24%, 윤석열 전 검찰총장 2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 각각 1%의 지지율이 집계됐다. 나머지 대권 주자들은 1% 미만을 얻어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 대표를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점은 홍준표 의원, 안철수 대표 등 오랜 야권 잠룡을 제치고 야권 후보 중 2위에 올린 점이다. 게다가 이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대권 주자로 포함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 후보는(6%) 윤 전 총장(53%)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당내 경선에서 일어난 ‘이준석 돌풍’이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럽은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처음 등장한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대표 예비경선을 선두로 통과해 집중 조명됐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지난 26~27일 시행된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1위로 통과한 바 있다.
이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닌 세대교체 열망이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강력한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날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현상은 실망스러운 구태정치를 걷어내고 국민 의사가 존중되는 정치를 해달라는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단지 이준석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도 이 지사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 관계자는 “변화의 상징이 된 이 후보는 젊은 세대로 정권교체를 야권 대선판을 뒤엎겠다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며 “기존 대권 주자들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라고 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대표, 홍준표 의원 등 대선주자로 오랫동안 거론된 인물이 아닌 ‘새 얼굴’을 찾는 국민 갈증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의 등장에 유 전 의원, 안 대표, 홍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까지 모조리 ‘물갈이’된 모양새”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의외의 인물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당 밖 꿈틀이로서 전혀 새로운 유형의 신선한 인물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보수당 고정 색채가 없고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된 인물의 등장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인물 갈증 전조가 이 후보를 통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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