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통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써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로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롯데 vs 신세계’ 라이벌전으로 좁혀졌다.
양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나타내 왔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커머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수가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급 바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도 같은 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수와 관련해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소비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과정에서 양측 모두 이커머스 강화를 첫 번째 과제로 꼽고 있다. 쿠팡 등 신흥 강자에게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상대적으로 약자인 이들에게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인 만큼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 기준, 이 가운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추정된다.
롯데는 뒤숭숭한 이커머스 사업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절실하다. 롯데는 지난 4월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선임하며 새 출발에도 나선 상황이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의 온라인 거래액은 단숨에 27조를 넘기며 네이버쇼핑과 견줄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쓱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거래액 24조원, 점유율 15%로 온라인 영토를 크게 넓힐 수 있다. 최근 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도 약속한 상태다. 신세계와 네이버와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성공하면 약 5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쇼핑 연합이 된다.
양측 모두 기회가 분명하지만 인수 후 추가 투자가 요구되는 등 변수도 존재한다. 온라인 시장의 경쟁 격화 속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관건은 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최대 5조원으로 매겨지지만 고평가라는 지적도 많다. 업계에서는 3조원 안팎으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모두 5조원의 자금을 베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면서도 “이번 인수전의 향방은 매각하려는 쪽과 인수하려는 쪽의 입장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라고 평했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 주 중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