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젠지는 체급이 전술이다

[LCK] 젠지는 체급이 전술이다

기사승인 2021-06-11 14:44:20
젠지e스포츠의 주영달 감독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젠지e스포츠가 우승 후보다운 체급을 뽐냈다.

젠지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DRX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젠지는 올 시즌 담원 게이밍 기아와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4시즌 연속 같은 구성원으로 리그를 치렀고, 지난 스프링 시즌 성장까지 더해져 우승 적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상당수의 감독들이 젠지를 우승 후보로 거론했다. 시즌 첫 상대가 ‘다크호스’로 뽑히는 DRX였지만 젠지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질 정도였다.

하지만 ‘씨맥’ 김대호 감독이 지휘하는 DRX는 기대 이상이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처음으로 ‘신짜오’ 정글을 꺼낸 DRX는 ‘룰루’와 ‘탐켄치’를 뽑아 안정감을 더했다. 젠지는 조합의 강점을 살려 중후반부터 힘을 낸 DRX를 막지 못하고 1세트를 싱겁게 내줬다.

젠지는 1세트 패배 후 방향성을 수정했다. 껄끄러운 챔피언들이 ‘밴(ban)’하거나 가져오기로 결정했다. 상대가 변칙적으로 나오더라도 충분히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2세트부터는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젠지는 전반적인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손쉽게 게임을 굴려나갔다. ‘아칼리’와 ‘녹턴’을 통한 강제적인 교전 유도로 DRX가 숨 쉴 틈도 주지 않았다.

3세트는 그야말로 체급차가 느껴졌다. 젠지는 1세트와 마찬가지로 ‘신짜오’와 ‘룰루’를 꺼낸 DRX를 상대로 ‘아지르’를 꺼냈다. 현재 메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다소 클래식한 픽이지만, 결정적으로 아지르가 승기를 가져온 핵심 열쇠가 됐다. 

‘아지르’를 플레이 한 곽보성은 ‘솔카’ 송수형의 루시안을 라인전에서 압도했다. ‘루시안’이 다소 편한 라인전을 할 수 있는 상성관계이지만, 곽보성이 잡은 아지르는 규격 외였다. 우위를 예상했던 중단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DRX의 게임 플랜도 꼬였다. 뒤이어 열세에 몰려있던 하단, 상단에서도 연달아 사고가 터지면서 경기는 급속도로 젠지를 향해 기울었다. 

아이템, 챔피언 성능 등의 급격한 변화로 LCK 10개 팀들은 여전히 연구에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미드 리신 등의 색다른 픽도 거듭 등장하고 있다. 젠지가 첫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트렌드와는 거리가 다소 먼 모습이었지만, 상대의 변칙적인 수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특유의 힘은 스프링 시즌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젠지는 체급이 전술”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관건은 최상위권 팀과의 맞대결이다. 체급이 비슷한 팀간의 대결에선 밴픽 등의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소 경직된 운영이 약점으로 꼽힌 젠지였던 만큼,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팀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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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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