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섬 속의 섬 마라도

[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섬 속의 섬 마라도

- 마라도, 운진항에서 남쪽으로 11km에 자리한 국토 최남단 섬
- 섬 주변 해식동굴-기암절벽 ‘절경’
- 마라도 이어 송악산 옆 형제섬-산방산 구경은 '덤'

신형환(성숙한사회연구소 이사장, 경영학 박사)

기사승인 2021-06-12 10:36:36
신형환 이사장
제주도를 여러 번 여행했어도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를 가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작년 9월 마라도를 가려고 운진항에 도착했더니 풍랑주의보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우선순위로 마라도 여행을 고려했다. 제주도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일찍 운진항으로 가서 오전 9시 40분 출항하는 배를 탔는데 약 30분 정도 걸린다. 마라도에서 오전 11시 50분 출발하여 100분 정도를 걸으며 관광할 수 있다. 송악산 선착장에서 출항하는 여객선도 있다. 마라도 요금은 왕복 18,000원, 가파도는 1만 3,100원이지만 마라도와 가파도 2개 섬 투어로 표를 구입하면 27,500원이다. 

마라도는 운진항에서 남쪽으로 11킬로미터에 위치한 최남단 섬이다. 섬 크기는 남북으로 1.3킬로미터, 동서로 0.5킬로미터의 작은 섬으로 한 바퀴를 여유롭게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섬 주변에 있는 해식동굴과 기암절벽의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는 마라도 등대가 우뚝 서 있다. 살레덕 선착장에서 벤치언덕을 지나 15분 정도 걸어가면 마라도 등대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면 마라도 성당과 국토 최남단 기념비, 마라도 해양경찰 사무소와 화장실이 있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성당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다.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사찰 기원정사와 태양광발전소, 마을회관과 마라도 교회, 보건소와 경로당 등이 나온다. 마라분교가 참으로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어 사진을 찍었다. 

식당은 10곳 정도 있었는데 경쟁이 무척 심한 것 같았다. 방송에 나왔던 식당 또는 원조 식당이라고 현수막으로 선전하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도 있었다. 우리는 ‘철가방을 든 해녀’에 가서 짜장과 짬뽕을 맛있게 먹었다. 마라도에서 백년초자생지와 순비나무 군락지를 보는 즐거움도 크다. 이름 모를 풀과 관목, 푸른 바다, 억새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가을에는 억새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마라도에 있는 성당, 교회, 절이 함께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종교간 대립이나 갈등이 적어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종교 간에 최소한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교가 다른 사람일지라도 서로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좋겠다. 마라도에서 1박 이상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일출과 일몰을 보면 좋을 것이다.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여러 곳 있어 민박을 하며 바다낚시에 몰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취미 생활로 바다낚시를 많이 했으나 지금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니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마라도(마라해양도립공원). 국토 최남단에 자리한 섬으로 천연기념물 제423호다. 사진=서귀포시.

마라도 성당. 드라마, 영화 촬영지 등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서귀포시.

마라도를 뒤로 하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다음 행선지를 구상하였다. 올레 10길을 걷기로 하고 송악산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 천천히 걸었다. 송악산 정상은 휴식년을 실시하고 있어서 갈 수 없어 아쉬웠다. 송악산 옆을 따라 걸어가면서 형제섬과 산방산을 바라보니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숙소가 산방산 부근에 있었기 때문에 올레 10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한 사진작가가 KBS 제주방송에 출연하여 30~40년 전 아버지가 찍은 흑백 사진과 자신이 찍은 칼라 사진을 비교해서 설명해 주어서 너무 좋았다. 많이 개발된 모습을 보며 가능한 자연 그대로 보전하고 관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송악산 주차장 부근에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용하였더니 좋았다. 또한 제주도 청년들이 당차게 농사를 지어 생산한 농산물을 팔고 있어서 몇 가지를 구입하며 격려해 주었다. 

식사를 화순평양면옥(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128)에서 물냉면과 수육을 주문하여 먹으면서 연예인 홍진경을 만났다. 그녀의 자녀가 제주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어 자주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주도에는 국수와 밀면을 파는 식당은 많지만 냉면을 파는 식당을 찾기 어렵다. 화순평양면옥에 가면 맛있는 냉면과 수육을 적절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사장님은 평양에서 월남한 냉면 달인으로부터 평양냉면 비법을 배우고 익혀서 제주도에서 개업했다고 말했다. 블로거가 추천하여 붐비는 식당보다는 화순평양면옥과 같은 작은 식당에 가서 여유롭게 음식의 맛과 멋을 즐기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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